[인터뷰] ‘돈꽃’ 한소희 “악역이 욕먹는 일, 긍정적인 평가라 생각”

입력 2018-01-3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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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한소희는 MBC 주말드라마 ‘돈꽃’에서 악녀 캐릭터를 맡고 시청자들에게 미움과 동정을 동시에 받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사연 많은 악녀로 인기몰이

연기 어색하다는 반응보단 훨씬 좋아
할머니도 표독스럽게 잘한다고 칭찬

연기자 한소희(25)는 시청자들로부터 “욕먹는” 반응이 싫지 않다. 오히려 쾌감을 느낀다. 시청률 20%를 돌파한 MBC 토요드라마 ‘돈꽃’에서 그는 배신당한 슬픔이 복수로 비춰지는 캐릭터를 맡아 미움과 동정을 동시에 사고 있다. 한소희는 “촬영 전부터 제게 욕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쟤 죽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은 더 좋다”며 웃는다. 자신의 캐릭터를 잘 소화함으로써 얻은 결과로 받아들이는 중이다.

“연기가 어색하고 이상하다는 반응보다 훨씬 좋다. 사연이 있는 악녀이기에 불쌍함까지 전달된다면 목표달성이다. 하하! 할머니께서 앙칼지고 표독스럽게 잘한다고 칭찬해주신다. 인터넷이나 거리에서 제 얘기가 나오면 신기하다. 가끔 알아보고 사진 찍자고도 한다.”

높은 인기 속에 종영이 다가오면서 약간의 욕심도 나지만 그는 다시 고개를 내젓는다.

“사실 신인이라 화면에 많이 나오고 싶지만, ‘본방사수’하는 시청자로서 연기, 연출, 편집, 대본, 음악 등 짜임새가 완벽해 잘되길 바라는 더욱 마음이 크다.”

MBC 주말드라마 ‘돈꽃’에서의 한소희. 사진제공|온누리 미디어

한소희는 캐릭터에 빠져들기 위해 24살에 자신을 낳은 엄마를 떠올렸다. 모성애를 표현하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극중 육아 환경이 현실과는 다르지만 자신의 어린시절 젊은 엄마를 생각하면서 집중할 수 있었다.

한소희에게 ‘돈꽃’은 두 번째 작품이다. 2016년 한 광고를 통해 얼굴을 알린 그는 지난해 SBS ‘다시 만난 세계’를 통해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이제 두 작품이어서 작품마다 새롭다고 할 것까진 없다(웃음). 다만 비슷한 캐릭터라고 해도 그들의 인생이 같은 것은 아니니까 재밌다. 앞으로가 더 즐거울 것 같다”고 했다.

울산 출신인 한소희는 고3 겨울방학 때 부모에 “연기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2개월 치 월세만 들고 무작정 상경했다. 6년 전 일이다. 처음에는 지면광고 촬영이 전부였다. 우연한 기회에 영상광고에 출연하면서 연기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됐다.

“서울에 오니 모든 게 신기했지만, 월세 내기도 빠듯할 정도로 생활은 어려웠다. 너무 힘들어 ‘이 길이 맞나’ 생각도 들었지만, 먹고 살기 바빠 청승 떨 시간이 없었다. 죽을 정도로 힘든 건 아니었으니 버틸 수 있었다. 하하!”

연기자 한소희.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어려웠던 과거는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한소희는 “예전에는 버스 타고 고향에 내려갔는데 지금은 KTX 타고 다닌다(웃음). 부모님이 서울 오실 때 교통비도 드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번다는 건 축복인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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