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이 청춘에 건낸 휴식

입력 2018-02-05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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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리틀 포레스트’ 포스터

동아닷컴DB

감독 임순례가 또 한번 청춘을, 그리고 느림을 결정한 사람을 달랬다.

임순례 감독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현실과 희망. 그녀는 그 상반된 단어을 한 영화에 담아낸다. '와이키키브라더스'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이 대표적인 예다.

'우생순'에서 한국 핸드볼대표팀은 팀의 해체에도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다. ‘와이키키브라더스’는 나이트클럽에서 연주를 하고 출장 밴드를 전전하던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고단한 삶에도 사람들과 부딫히며 잔잔하게 살길을 찾아 나간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막막한 현실에 부딪히고 그 암담함 속에서도 희망을 꿈꾼다. 고달픈 인생에도 빛은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 고문이 아니다. 임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의 유별나지 않은 현실적인 희망을 암시해 공감과 위로를 던진다.

아직 영화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임순례 감독의 전작들을 통해 ‘리틀 포레스트’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리틀 포레스트’에는 기존의 현실과 희망이라는 키워드에 청춘이라는 단어가 추가됐다.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 분)은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분)와 은숙(진기주 분)을 만난다.

세 사람은 자신의 미래와 현재에 대해 여느 청춘들과 같이 고민한다. 고민은 있지만 갈등은 없고 고민은 그저 계절처럼 흘러간다. 또한 고민하는 청춘에게 행동해야 한다고 다그치거나 닦달하지 않는다. 느려도, 잠시 쉬어도, 평범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는 청춘들은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만이라도 잠시 생각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의 크랭크업과 네 번의 크랭크인을 통해 담아낸 시골의 풍경과 세 청춘이 직접 키운 농작물로 만든 끼니들 역시 휴식 포인트이다. 고민하는 청춘에 괜찮다고 메시지를 던지고 싱그러운 자연으로 그 고민들을 품어준다. 영화는 직접 ‘괜찮다’고 말하는 이 없이, 마음 놓을 수 있는 분위기로 사람들을 달래주려 한다.

감독 임순례가 청춘에게 보내는 이 메시지가 그들에게 따뜻한 휴식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2월 28일 개봉.

동아닷컴 함나얀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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