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윌엔터, 성추문 조민기와 계약 해지…경찰 “피해자 진술 확보” (전문)

입력 2018-02-26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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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엔터, 성추문 조민기와 계약 해지…경찰 “피해자 진술 확보”

청주대학교(이하 청주대) 여학생 성추행 의혹을 받는 배우 조민기(본명 조병기)를 향한 폭로가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가 조민기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윌엔터테인먼트는 2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조민기의 최근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전한다. 먼저 더욱 확실하고 면밀한 확인을 거치지 못한 첫 입장 표명으로 인해 많은 분에게 혼란과 불편함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이어진 사태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꾸준히 인지해 왔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낌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방안을 위해 고심해왔다. 해당 사건이 그 어느때보다 사회적 파장이 크고, 무엇보다 배우와 매끄러운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못한 바, 수많은 고심과 논의 끝에 배우 조민기와 계약해지 하기로 했다. 다시 한번 모든 분에게 깊은 사과의 마음 전한다”고 말했다.

결국 성추문 의혹이 쏟아지자, 소속사는 조민기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이번 사태에서 손을 뗐다. 그런 상황 속에 조민기는 ‘음해’을 언급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던 것과 달리 거듭되는 폭로에 침묵하고 있다.

앞서 조민기는 지난 20일 JTBC ‘뉴스룸’을 통해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며 “노래방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21일 방송된 채널A ‘뉴스TOP10’과의 인터뷰에서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팔자에도 없는 교수한답시고 앉아 있으면서 1학기 때부터 시작해서 2학기 때까지 오는 게…. ‘아, 이제는 나 하나 다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족까지 다치겠다’ 싶어 진술서를 쓰면서 1차 사표를 제출했다”며 “교수한답시고 그나마 스케줄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런 과정을 다 겪으면서 7년을 근무했는데, 남는 게 이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고, 그래서 와 있는 건데, 그런 학교에서 그런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같은 날 ‘뉴스룸’에서 “내 딸과 같이 너희 동갑이니까 친구하라고 했던 애들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나”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그가 입을 열수록 폭로가 쏟아졌다. 청주대 연극학과 출신 배우 송하늘이 장문의 글로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주대 연극학과 출신의 폭로가 이어졌다. 청주대 측 역시 조민기 성추문 의혹에 책임을 통감하고 공개 사과했다. 정성봉 청주대학교 총장과 교수평의회가 사과 성명을 발표한 것.

먼저 정성봉 총장은 “우리대학교 연극학과 교수의 불미스러운 일로 커다란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뼈아픈 반성과 함께 대학구성원들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0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민원이 접수된 이후 대학당국은 조병기(조민기 본명) 교수의 수업 및 학과행사 참여를 즉각 배제시키고 양성평등위원회 조사와 교원인사위원회, 이사회 의결, 징계위원회 결정을 거쳐 중징계를 내리는 등 학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했다. 또한 관련학과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피해학생 보호와 사건충격도 완화를 위한 조치도 즉각 시행했다. 그러나 이번 일련의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데 대해 다시 한번 책임을 통감하며, 학생들에게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학생을 보호하겠다. 그리고 성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충격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경을 금할 길이 없으며,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에게 다시 한번 사과한다. 대학은 이번 사태의 피해학생을 철저히 보호하고 차후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아울러 학생들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관련기관 및 관계자분들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청주대 교수평의회는 역시 성명을 통해 “연극학과 조병기 교수 성추행 사건이라는 참담한 사태를 맞아 청주대 교수평의회는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교수들을 대표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분들과 학생, 학부모, 동문 그리고 국민 여러분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수 사회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당국에도 이번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 이는 결코 조병기 교수와 학생 개인 간 진실 공방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 그 동안의 학교 측 대응에 미진한 점은 없었는지를 반성하고 수사 당국에 대한 고발, 관련 자료 공개, 학생의 2차 피해 방지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지 청주대의 명예에 국한되지 않는 보편적 인권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대학의 존립 이유는 인간적 가치를 계발하고 함양하는 데 있음은 두 말 할 나위도 없다. 그럼에도 대학 사회 내부에서 비인간적 권력 관계에 의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는 비윤리적 일이 일어났다면 그 책임을 스스로에게 엄중히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배움의 장에서 여학생에 대한 성범죄가 일상적으로 발생했고 그 상황에서 학생 개개인을 보호하지 못한 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학교의 책임이다. 더욱이 나이 어린 여학생들이 겪었을 끔찍한 고통을 생각하면 그 어떤 질책과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총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학교를 대표해 직접 당사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청주대 교수평의회도 학교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당사자들과 학생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사기관도 내사를 시작,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앞서 충북지방경찰청 측은 동아닷컴에 “조민기의 청주대 여대생 성추행 의혹을 내사 중이다. 온라인에 게재된 내용과 자료 등을 파악하고 있다.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관련 사실에 대해 아직 정확성을 파악하지 않은 만큼 학교 측 자료를 참고하고 필요하다면 참고인 조사도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을 우리 역시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고소 등 수사기관에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린 피해자는 없다. 따라서 최대한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사건이 점차 확대하면서 내사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한다. 충북지방경찰청 측 관계자는 “연극학과 피해 여학생들의 진술을 확보해 조민기 사건을 수사로 전환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공은 수사기관으로 넘어갔다. 그런 상황 속에 조민기는 언제까지 침묵할까.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친 성추문 사태에 대해 일부 문제된 당사자는 사과문을 발표한 가운데 조민기는 언제까지 이번 상황을 지켜볼지 주목된다.

한편 청주대는 28일자로 조민기를 연극학과 교수직(정년트랙 부교수)에서 의원면직한다. 앞서 그가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윌엔터테인먼트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윌엔터테인먼트입니다. 배우 조민기의 최근 사태와 관련하여 소속사 입장 전달드립니다. 먼저, 더욱 확실하고 면밀한 확인을 거치지 못한 첫 입장 표명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불편함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지속적으로 이어진 사태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꾸준히 인지해 왔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낌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방안을 위해 고심해왔습니다. 해당 사건이 그 어느때보다 사회적 파장이 크고, 무엇보다 배우와 매끄러운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못한 바, 수 많은 고심과 논의 끝에 배우 조민기와 계약해지 하기로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마음 전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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