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첼리스트 주연선 인스타그램
클래식 음악 연주회장에 갈 때면 늘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곡이 끝나면 연주자들은 청중의 박수소리를 들으며 머리 숙여 인사합니다. 그러면 적당한 타이밍에 맞춰 무대 옆의 문이 열리고(상당히 큽니다), 연주자는 허리를 쭉 펴고는 우아한 걸음으로 퇴장합니다. 이윽고 문이 닫힙니다.
궁금한 것은 과연 저 문 뒤에서 연주자들은 무엇을 하느냐는 점이었습니다. “아까 연주할 때 XX마디에서 피아노와 살짝 맞지 않았어. 내가 조금 빨리 들어갔었나” 하며 이마를 짚을까요. “아, 연주를 너무 열심히 했더니 온몸이 쑤시는군. 이 근처에 마사지 좀 받을 데가 있을까?” 하려나요. 혹은 “아까 연주할 때 휴대폰 벨 계속 울리는데 죽어라 안 끄던 10열 가운데 놈 있지? 그 인간 좀 잡아와. 단단히 한마디 해야겠어” 하며 분노를 터뜨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한 장의 사진에서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첼리스트 주연선 교수의 인스타그램에서 찾은 사진입니다.
주연선 교수는 “아, 무사히 끝났다~ 라는 순간의 해방감, 기쁨 뭐 그런 거죠. 그렇지만 연주라는 게 중독성이 있어서 이틀만 지나면 또 하고 싶고, 그립고 그래요”라고 했습니다.
주연선 교수는 서울시향의 첼로 수석 출신이죠. 이 시절의 팬들이 참 많습니다. 지난해 초에 서울시향을 그만두었고 중앙대 음대 교수로 부임했습니다. 요즘은 솔리스트와 실내악 연주도 활발하죠.
그나저나 하나의 궁금증이 풀리고 나니, 또 다른 궁금증이 덜컥 생기고 말았습니다. 공연이 끝나면 몹시 허기가 질 텐데 클래식 연주자들은 보통 뭘 먹으며 릴렉스할까요? 우리들은 별 고민 없이 치맥이긴 합니다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