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타율 0’ 흔들리는 이대호, 언제 깨어날까

입력 2018-04-04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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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롯데가 심상치 않다. 개막 후 1승 8패다. 이제 갓 시작이라고 해도 너무 처지면 못 따라잡는다. 개막 7연패로 시작한 팀이 가을야구를 한 전례도 없었다. 물론 롯데의 전력 자체는 반등 여력이 있다. 문제는 롯데가 분위기를 좀처럼 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흐름을 가져올 기회는 몇 번 있었다. 돌이켜보면 가장 아쉬웠던 시점은 3월 24일 SK와 개막전이었다. 접전으로 전개된 상황에서 7회초 5-5 동점을 만들었다. SK 2루수 김성현의 악송구로 동점이 됐다. 1사 3루의 역전 찬스가 이어졌다. 타석에는 4번 이대호(36)였다. 그러나 이대호는 상대 투수 백인식에게 삼진을 당했다. 채태인의 볼넷 뒤, 번즈마자 1루수 플라이 아웃됐다. 역전에 실패한 롯데는 7회말 김동엽에게 결승홈런을 맞고 1점 차로 결국 졌다.

7연패 후 어렵사리 4월 1일 NC를 이겼다. 첫 승 이후 3일 대전에서 한화를 만났다. 롯데로선 치고 올라갈 기회였다. 2-11로 밀리던 경기를 4회초 8점을 올려서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5회초 2사 1·2루 역전 기회가 왔다. 타석에는 또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한화 박상원을 상대로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타구를 쳐냈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로 파울이었다. 결국 평범한 유격수 땅볼 아웃. 이날 롯데는 15안타 6볼넷을 뽑아냈다. 다만 이대호는 3타수 무안타에 삼진이 2개였다. 4사구 2개를 얻어 출루했을 뿐이었다. 롯데는 한화에 11-17로 대패했다.

결국 이대호다. 이대호부터 롯데 공격이 시작된다. 이대호의 파괴력이 돌아올 때, 롯데 타선 전체에 파급력이 발생한다.

이대호는 3일까지 9경기에서 타율 0.206이다. 34타수에서 7안타인데 문제는 2루타와 3루타가 없다. 홈런이 딱 하나 있을 뿐이다. 반면 삼진은 9개를 당하고 있다. 이제까지 쌓아놓은 잔루는 7개였다. 타점은 3점이 전부다.

물론 이대호가 언제까지 이러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슬럼프가 길어지며 롯데 타선의 짜임새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가급적 변화를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연패 와중에 소폭의 타순과 라인업 변경이 있었어도 이대호는 건드리지 않았다.

그러나 4번 타자의 장타율 0,294, 출루율 0.289로는 위압감을 주기 어렵다. 이대호의 득점권 타율은 정확히 0이다. 7타수에서 안타를 1개도 치지 못하고 있다. 삼진만 3개다. 이대호답지 않다. 3월 31일 NC전 패배 직후에는 퇴근길에 극소수 일부 야구팬이 던진 치킨상자에 등을 맞는 ‘테러’까지 당했다. 이대호로서는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채태인을 영입해 이대호의 1루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그러나 이것이 이대호의 타격에 좋은 영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 더욱 곤혹스럽다. 롯데의 출구는 이대호가 살아나는 시점부터 열릴 것이다. 기다림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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