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신인 홈런왕 출신 박재홍이 강백호에게 건네는 조언

입력 2018-04-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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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같은 해 홈런왕과 신인왕 타이틀을 모두 차지한 ‘타자’는 오직 단 한명뿐이다. 바로 1996년에 혜성같이 나타난 ‘리틀 쿠바’ 박재홍(45·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다.

박재홍은 연세대를 졸업한 후 1996년부터 현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미 거포 본능을 뽐냈던 그는 프로 첫 시즌부터 만개한 기량을 자랑했다. 126경기에 출전해 30홈런·108타점·타율 0.295를 기록해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빠른 발로 36도루까지 기록해 KBO리그 첫 ‘30-30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재홍은 그 해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하며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올랐다. ‘괴물신인’이라는 표현을 만든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최근 방송 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이제는 관찰자의 입장인 그에게 현역으로 뛰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일이 생겼다. 바로 자신의 ‘괴물신인’ 타이틀 후계자인 강백호(KT·19)를 지켜보는 일이다.

선수 시절 박재홍. 사진제공|SK 와이번스


박재홍은 강백호에 대해 5일, “덩치가 있는 스타일인데도 불구하고 몸이 굉장히 유연하다. 배트와 허리가 같이 도는 데, 그 회전력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신인이 첫 시즌에 배트를 제어한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공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면, 컨택 능력이 매우 좋다. 중심이동을 잘 할 때 따라오는 결과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야구인이자 선배로서 지켜보는 ‘후배 강백호’에 대해서도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재홍은 “지금 강백호에게 많은 관심이 쏠려 있다. 본인이 잘 하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인드컨트롤을 잘해야 한다. 절대 들떠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한 계단씩 오른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첫 시즌에는 누구든 의욕이 넘친다. 성적까지 따르다 보면 성장을 두 계단, 혹은 세 계단씩 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조급해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미 충분히 좋은 타자고, 높은 잠재성도 가지고 있다. 단번에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강백호의 홈런왕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나 때보다 경기수가 많다. 산술적으로 40개 이상을 쳐야 타이틀을 노릴 수 있다. 쉽지는 않을 거다. 그러나 절대 안 된다는 법도 없다. 지금처럼 좋은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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