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이 귀띔한 ‘버닝’…“분노 품은 젊은이가 보는 세상”

입력 2018-05-04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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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이 귀띔한 ‘버닝’…“분노 품은 젊은이가 보는 세상”

이창동 감독이 영화 ‘버닝’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 감독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버닝’ 기자회견에서 먼저 “지난 8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영화로 관객을 만나야 할지 생각이 많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나도 자식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그만뒀지만 학교에 있을 때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요즘 젊은이들과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같이 고민했다. 젊은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버닝’이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칸 국제 영화제 정책상 공식 상영 전까지 베일에 싸인 ‘버닝’. 때문에 아직 취재진에게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이창동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영화에 대한 힌트를 추가적으로 전했다.

이창동 감독은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싶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일 것이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어쩌면 자기 부모 세대보다 더 못 살고 힘들어진 최초의 세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발전했고 앞으로 나아왔지만 더 이상 좋아질 것 같지 않다. 그런 세상 속 젊은이들에게 무력감과 내재된 분노가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분노의 상대가 뚜렷했지만 지금은 무엇 때문에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지 찾기 어려운 시대다. 이 영화가 그런 분노를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지만 그런 젊은이가 일상 속에서 이 세상의 미스터리를 마주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영화는 종수가 만나는 벤이라는 인물에서 미스터리가 시작한다. 벤이 누구인지 따라가는 이야기인데 가운데 해미라는 매개의 여자친구가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관객들은 ‘종수는 어떤 인물일까’ 하는 새로운 미스터리를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설명을 하고 보니 더 알쏭달쏭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제71회 칸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16일 상영을 통해 영화제 관객들을 만난다. 국내에서는 17일 개봉.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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