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실화?’ 선발 ERA 꼴찌에도 3위, 한화 반전비결 집중분석

입력 2018-05-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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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유쾌한 반란’이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한화가 한용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화의 선발투수 방어율은 10개 구단 중 꼴찌에 머물고 있지만 팀 성적은 18승16패로 단독 3위에 올라있다.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는 선수단의 얼굴에는 예전에 찾아 볼 수 없었던 여유와 자신감이 넘친다.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한화의 7일 현재 선발투수 방어율은 6.00(165이닝 110자책점)으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KBO리그 소속 구단 가운데 6점대 방어율은 한화가 유일하다. 롯데와 더불어 ‘유이하게’ 선발 투수 평균 소화이닝(4.2이닝)도 5이닝에 못 미치고, 선발승은 두 번째로 적은 7승이다. 선발진의 비중이 커진 최근의 흐름을 고려하면, 한화의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아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현재 한화의 팀 성적은 18승16패(승률 0.529)로 단독 3위다. 5할 승률 이상을 기록 중인 팀은 1~2위 두산(0.714·25승10패), SK(0.657·23승12패) 그리고 한화까지 세 팀이 전부다. 특히 한화는 2007년을 마지막으로 지난 10년(2008~2017시즌)간 가을잔치에 나서지 못했던 터라 올 시즌 초반 순항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관심사다. 한화가 선발투수 방어율 꼴찌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톱 3에 이름을 올린 비결을 집중 분석했다.

한화 서균-송은범-정우람-안영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완벽한 신구조화, 한화 불펜의 가치

‘3위 한화’를 만든 1등 공신은 선발과 달리 방어율에서 압도적 1위(3.59)를 기록하고 있는 계투진이다. 이 부문 2위 롯데(4.65)와 격차가 무려 1.06이고, 불펜의 승패 마진도 +6(11승5패)에 달한다.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성적은 11승1패(승률 0.917). 선발수가 5이닝만 버텨주면, 지키는 야구가 가능했다는 의미다.

특히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한 10경기에서 팀 승률은 무려 0.900(9승1패)에 달한다. 불펜이 선발에서 마무리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확실히 해준 덕분이다. 19연속경기(12이닝) 무자책점 행진을 기록 중인 서균과 박상원(16경기 방어율 1.38), 박주홍(16경기 5.40), 베테랑 송은범(17경기 3.38), 안영명(10경기 0.64) 등이 허리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데, 한화 한용덕 감독과 송진우 투수코치가 강조했던 ‘신구조화’가 완벽에 가깝다. 15경기에서 1승11세이브, 방어율 1.32를 기록 중인 마무리 정우람과 장민재, 이태양 등 롱릴리프의 활약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난 3년간(2015~2017시즌) 계속됐던 3일 연속 등판은 ‘한용덕 체제’인 올해 단 한 차례도 없다. 체력 부담에서 벗어난 결정적 계기다. 한 투수는 “언제 나갈지 확실히 인지하고 그에 맞춰 준비하니 결과도 좋다”고 말했다.



● 필요할 때 터지는 타선!

한화의 팀 타율은 0.283으로 이 부문 6위다. 타점(157점)과 득점(173점) 부문 각 8위, 홈런(32개) 9위로 기본 지표만 보면, 공격력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그러나 대량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선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43차례 만루 기회에서 0.342의 타율(38타수 13안타·2위)과 단 하나뿐인 병살타가 이를 증명한다. 절체절명의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타율도 0.319(160타수 51안타)로 1위다. 한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야구를 한다는 의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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