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포커스] 적응기는 필요 없다…선발·우수급 ‘신인들 잔치’

입력 2018-05-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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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김관희-홍의철-엄희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 기존 강자들도 눈치 보는 ‘겁 없는 녀석들’

김주호, 우수급 전 경주 3착권 기염
김관희, 김성현 상대 선행승부 우승
엄희태 등 선발급은 신인들 독무대


경륜 신인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선발·우수급에서 활동 중인 23기 선수들이 거의 매 회 돋보이는 실력을 뽐내고 있다.

선발급은 물론 우수급의 기존 강자나 강급자들까지도 신인들의 눈치를 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과거 신인들은 선발급을 거쳐 우수급에 올라오면 어느 정도의 적응기가 필요했다. 데뷔 초부터 특선급 기량을 인정받은 거물급이 아닌 이상 기존 우수급 강자들에게 제압되거나 같은 전법의 우수급 선배들에게 타이밍을 빼앗기며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은 다르다. 신인들이 특별승급으로 올라간 상위 등급에서도 적응기간도 필요 없이 맹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동서울팀 김주호(23기, 27세, A1반). 선발급 데뷔전 우승을 시작으로 9연속 2위내 입상에 성공하며 2월28일 우수급으로 특별승급했다.

김주호는 우수급 데뷔전인 광명 11회차(3월16일)에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주에서 축이 되는 선수(입상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인 전종헌 앞에서 선행으로 2착에 성공했다. 다음날 경주에서도 똑같이 전종헌 앞에서 선행 2착했다. 주목할 점은 우수급에서 인지도가 높은 선행선수 황영근을 제쳐두고 신인인 김주호가 더 인정을 받으며 좋은 위치에서 경주를 펼쳤다는 점이다. 이는 우수급 강자들이 기존의 힘이 좋은 선수들 보다 상승세의 신인을 더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김주호는 이후에도 우수급 경주 우승 3회를 포함해 전 경주 3착권 안에 드는 기염을 토하며 맹활약 중이다.

광명 17회차(4월27∼29일)에 출전한 김관희(23기, 26세, A1반)도 토요일 경주에서 추입형 강자인 김성현을 상대로 과감한 선행승부를 펼치며 우승했다. 광명 16회차에 출전한 동서울팀의 홍의철(23기, 28세, A1반)은 우수급 결승 경주에서 팀 선배인 박지영을 마크로 붙이고 한 바퀴 반을 그대로 주도해 우승에 성공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선발급에서는 신인들의 우세가 더 두드러져 거의 그들의 독무대라고 할 수 있다. 신인들의 강력한 힘에 선발급 선수들이 마크를 놓치다 보니 대열이 일렬로 늘어지는 경주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광명 17회차 일요일 경주에서 엄희태(23기, 27세, B1반)가 지역연대인 김환진을 마크로 붙이고 1, 2위를 나란히 차지해 신인들의 라인구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신인들이 과거와는 달리 우수급에서도 최상위권 선수들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기량을 발휘하며 과도기 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우수급의 기존 강자들도 이들을 견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전략적인 타협의 대상으로 인정해 신인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신인 대부분이 좋은 시점에 선행할 수 있다면 2,3착을 어렵지 않게 버티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수급 신인들의 활약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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