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 연기자 이효리의 실패작 ‘세잎클로버’, ‘자연인’ 이효리였다면…

입력 2018-05-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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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세잎클로버’에서의 이효리. 사진제공|SBS

■ 드라마 ‘세잎클로버’

가수 이효리의 ‘스타 파워’는 여전하다. 제주에 사는 6년 차 부부의 소소한 삶과 낯선 이방인들의 만남을 그린 ‘효리네 민박’ 두 번째 시즌도 성공을 거뒀다. 그 성공의 중심에 바로 이효리가 있다.

‘문화 아이콘’ ‘트렌드 세터’ 등 여러 수식어로 칭송받는 이효리도 속수무책인 장르가 있다. 바로 연기다. ‘효리 광풍’이란 신조어가 나올 만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처음으로 주연한 드라마는 그야말로 ‘쫄딱’ 망했다.

2005년 방송된 SBS 드라마 ‘세잎클로버’는 이효리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한자리수 시청률과 조기종영은 그에게 굴욕을 안겼다. 드라마는 사고뭉치 오빠를 둔 보일러 공장의 여공 강진아(이효리)가 고교 중퇴 학력과 전과자 낙인에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내용이다. 여기에 재벌 2세가 온갖 역경을 헤쳐 나가는 그녀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 전형적인 ‘캔디형’ 드라마다.

‘세잎클로버’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이효리의 연기력이었다. 이효리는 가수 활동에 회의를 느끼고 있을 무렵 연기라는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여놨고, 이를 위해 무려 5달 동안 매주 5일, 하루 4∼5시간씩 연기수업을 받았다. 공장 노동자 역할이라는 점에서 당시 이효리는 공장 주변을 배회하고, 공장 근처 술집에 들어가 주위에서 나누는 대화를 엿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빛을 보지 못했다. 매회 ‘연기력 논란’에 휩싸여야 했다. 더욱이 화려한 삶을 사는 이효리의 실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는 큰 괴리감을 줬다.

시간이 흘러 지금쯤 이효리가 다시 이 캐릭터에 도전한다면 어떨까. 어느덧 정상에서 내려와 ‘자연인’의 삶을 사는 그에게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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