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서울답게’ FC서울을 감싸는 ‘위닝 멘탈리티’

입력 2018-05-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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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은 서울다운 면모로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성적 부진과 감독 중도사퇴로 애를 먹었던 서울이 슈퍼매치 승리를 계기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한동안 잃어버렸던 ‘위닝 멘탈리티’를 다시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FC서울은 지난 5일 수원 삼성을 안방에서 2-1로 꺾으며 올 시즌 K리그1 세 번째 승리(5무4패)를 챙겼다. 낯선 순위(9위)는 이어졌으나 반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단 공기를 가득 채웠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한 황선홍 전 감독에 이어 바통을 잡은 이을용 감독대행은 잠시 실종된 ‘위닝 멘털리티’를 되찾는데 주력했다. 강철 전 수석코치까지 물러난 가운데 코칭스태프의 변화는 불가피했다.

최용수 전 감독과 함께 한솥밥을 먹은 김성재 코치와 올해부터 스카우트 임무를 수행해온 박용호 코치를 호출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서울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더 애정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코치와 박 코치는 현역 시절, 서울의 주장으로 활약했다.

물론 내부자만 감싸고 구단 출신들만 내세우겠다는 폐쇄적인 사고가 아니다. 매년 두 차례 벌어지는 이적시장이 아닌 시점에서 뭔가 뚜렷한 변화를 줄 수 없기에 현재 서울을 가장 안타까워하고 해법을 제시할 인물들이 필요했기에 내린 선택이다.

FC서울 이을용 감독대행.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서울 출신의 이 대행을 비롯한 신임 코칭스태프는 선수들과 적극 교감을 했다. 다소 딱딱한 사제의 관계가 아닌, 옛 동료이자 선·후배의 입장에서 허심탄회하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행은 언변이 화려하거나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나 큰 귀를 가졌다. 선수들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했다. 슈퍼매치를 앞두고 그는 ‘감독대행’ 신분을 의식해 트레이닝복을 착용하려 했으나 에반드로와 고요한이 “그럼에도 정장 차림이 좋을 것 같다”는 의사를 전했고, 이를 이 대행이 받아들였다. 회색 캐주얼 정장에 흰 티셔츠라는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 탄생한 배경이다.

라커룸에도 대화의 꽃이 피어났다. 이야기가 늘었고, 웃음도 많아졌다.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도 가능한 여유를 찾으려 했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초록 그라운드에서 발산됐다. 모두가 전진했고, 또 모두가 온몸을 내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언제나 정상권에서 경쟁해온 서울은 서울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이기는 방법, 승리의 맛도 다시 깨우치고 느꼈다. 겨울잠에서 조금 늦게 깨어난 서울은 빠른 재정비로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받고 팀을 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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