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전참시’ 세월호 논란, 안해도 될 실수하는 MBC (전문포함)

입력 2018-05-09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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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다시 한 번 부주의한 자료화면 사용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는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던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이 세월호 참사 당시의 뉴스 화면을 사용해 유족들을 조롱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전지적 참견 시점’는 최근 방송분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고 있는 장면을 뉴스 화면과 편집에 방송을 내보냈다. 문제는 이 때 사용된 자료화면이 뉴스에서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는 장면이었고 이 부분이 이영자가 어묵을 먹고 있던 점과 맞물려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MBC 측은 9일 공식입장을 전하며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후반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됐다”며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 처리 되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자료 영상은 더욱 철저히 검증하여 사용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해당 장면을 사용한 것은 물론 MBC가 이런 논란에 휩싸인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기 때문.

앞서 MBC는 2013년 12월 18일 ‘기분 좋은 날’ 방송 분에서 화가 밥 로스의 화면을 사용하면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합성 사진이 사용돼 물의를 빚었다.

또한 2015년 4월 러시아 월드컵 로고를 사용하면서 고인을 조롱하기 위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든 로고를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MBC는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라고 해명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17년 9월 7일 ‘연예 투데이’ 역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사용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MBC는 “제작진이 심야시간에 영상 편집하는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루엣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그 과정에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MBC는 늘 “의도한 것이 아니다”, “실수였다”는 입장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해 왔다. 그러나 실수가 계속되면 실패라고 하지 않나. MBC의 이 같은 부주의함을 시청자는 언제까지 봐줘야 할까.

MBC는 늘 사장이 교체된 이래 늘 MBC 정상화 이야기를 꺼내왔다. 하지만 정작 이런 하지 않아도 되는 기초적인 실수조차 막지 못한다. 막지 않은 것인지 막을 수 없었던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MBC 측은 이번 ‘전지적 참견 시점’ 사건을 통해 긴급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부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일을 계기로 MBC의 보도와 예능 모든 분야가 거듭나길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하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 입장 전문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입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편집 후반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습니다. 이 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해당 화면은 방송 중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하였습니다.

해당 화면이 선택되고 모자이크처리되어 편집된 과정을 엄밀히 조사한 후, 이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자료 영상은 더욱 철저히 검증하여 사용하겠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프실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이하 MBC 2차 공식입장 전문

지난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시점> 방송 내용 중 세월호 관련 뉴스화면이 사용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본사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습니다. 또한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본사는 지난 해 12월 정상화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과거 왜곡 보도를 반성하고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께 사과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고 참담한 심경입니다. 다시 한 번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사진│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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