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택배작가’ 김도형 사진전 ‘풍경이 마음에게’

입력 2018-05-09 18: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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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30여년간 신문과 잡지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도형이 풍경 사진전을 연다. 김도형 풍경사진전 ‘풍경이 마음에게’는 5월21~28일(일요일 휴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윤갤러리에서 열린다.

스스로를 ‘풍경 택배작가’라고 칭하는 김도형은 전국 각지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한다. 30여년간 찍은 많은 분량의 사진 중에 풍경만을 떼어내어 엄선한 30여 점의 사진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초등학생 시절 읽은 쥘 베른의 소설 ‘15소년 표류기’의 주인공이 뱃전에서 망원경으로 먼 바다를 살피는 삽화를 보고 렌즈를 통해 본 세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김 작가는 소풍갈 때 사진관에서 빌려주던 ‘국민 카메라’ 올림퍼스 하프사이즈 펜을 한 대 사서 사진을 찍으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작가의 대학 진학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리 풍족하지 않은 시골 살림의 현실 속에서 비용이 수월찮게 드는 사진을 전공하겠다는 의사를 아버지에게 밝혔는데 의외로 선뜻 허락을 받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작가는 “그 당시가 전국 주민등록증 일제 갱신기간이어서 주민등록증에 붙일 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구름같이 사람이 몰리는 것을 아버지께서 보셨던 모양이다”라며 웃는다.

졸업 후 서울신문사 출판편집국 사진부에 입사해 “사진이 더 이상 내 개인의 사진이 아니라 독자에게 평가받는 책임 있는 사진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 컷 한 컷 정성을 다해 찍었다. 그런 노력이 헛되지 않아 1997년 한국보도사진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근래에는 사진을 위주로 소통하는 인스타그램에 열심인데 그의 풍경사진을 보고 위로를 받고 힐링이 되었다는 댓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자신의 사진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로 하여금 틈만 나면 촬영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새벽에 철원 한탄강 송대소 주상절리에 아침 햇살이 비추기를 기다렸던 시간,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서 있기도 힘들었던 대관령 설원 위에서 눈보라가 날리는 장면을 찍었던 그 시간이 행복했다는 그다.

“나는 그동안 풍경사진에 관한 한 운이 좋은 편이었다. 그곳이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늘 동트기 전에 현장에 가 있는 내 부지런함에 대한 보답이었던지, 들판의 고목을 찍을 때 하늘을 뒤덮을 듯이 많은 철새 떼가 갑자기 나타나 고목 위를 날아갔고, 강화의 소나무 군락을 찍으러 갔을 때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가 끼어 몽환적인 수묵화풍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풍경을 찍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만나러 간다는 생각으로 집을 나선다. 너무 자주 가서 익숙한 풍경이나 처음 대하는 풍경이나 그 앞에 서면 마음이 편하다.”

풍경택배작가 김도형의 서정적 감성이 담긴 풍경들은 5월21일부터 28일까지 인사동 윤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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