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으로, 갤러리로…은행이 달라졌어요

입력 2018-05-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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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거리 홍대에 자리잡은 KB국민은행의 ‘KB락스타 청춘마루’ 전경, KEB하나은행의 ‘컬처뱅크 2호점’ 축하 테이프 커팅식 모습, 아트뱅크를 지향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우리은행 영업점(왼쪽 상단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시중은행들이 문화 공간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 늘리기에 나섰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

하나 ‘힐링 서점’ 컬처뱅크 오픈
신한 홍익대점엔 디지털 갤러리


편안한 공간에서 책을 읽으면서 여유를 즐긴다.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잊는다.

딱딱한 분위기로 대표되던 은행 영업공간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 업무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독서활동이나 미술작품 감상 등 고객에게 정서적 휴식과 여가를 제공하는데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브랜드에 혁신적이고 친숙한 가치를 담고, 인터넷전문은행 등 온라인 비대면 채널로 옮겨가는 고객들을 잡기 위해 오프라인 특유의 강점을 살린 아이디어다.

KEB하나은행은 2일 서울 광화문에 ‘컬처뱅크 2호점’을 오픈했다. 지역주민 및 고객들이 언제든 찾아와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공예를 테마로 지난해 12월 문을 연 방배서래지점에 이어 이번에는 ‘힐링 서점’을 콘셉트로 잡았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직장인이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주변 직장인들에게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쉼터 역할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은행은 1월 오픈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영업점을 아트뱅크란 색다른 이미지를 접목했다. 아트 포트(ART+PORT)를 지향하는 인천국제공항의 디자인 콘셉트에 맞춰 아트 피아노, 트릭아트, 폰 부스 등을 마련해 고객이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4월25일 문을 연 서울 홍익대 지점 내부에 홍익대 학생들의 미술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디지털 갤러리 공간을 조성했다. 디지털과 공유를 테마로 젊고 감각적인 새 이미지를 선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KB국민은행은 4월27일 서울 홍익대 인근 영업점을 복합문화시설 ‘KB락스타 청춘마루’로 전환했다. 공연, 전시, 디자인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며 20대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이곳은 다른 은행들이 영업점 안으로 문화공간을 끌어들인 것과 달리 영업창구없이 자동화기기만 설치한 것이 인상적이다. 기업 특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젊은 고객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 구현에 초점을 맞추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청춘마루를 통해 젊은층 고객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소통하고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칸막이가 늘어선 창구와 대기좌석으로 대표되던 기존 시중은행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문화 영역으로 고객과의 접점 늘리기에 나섰다”며 “금융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지만 영업점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어 은행 점포의 진화가 주목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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