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벌써 5승’ LG 임찬규의 ‘몬스터시즌’이 시작됐다

입력 2018-05-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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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1회초 LG 선발 임찬규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LG는 2008년 9연패를 당했다. 그 이후 이만큼의 장기 연패에 빠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2017년 7연패가 최장이었다. 이랬던 LG가 2018시즌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8연패를 당했다. 4월 20일부터 4월 27일까지 8연승을 해낸 직후의 연패라서 체감상 받는 충격파는 더 컸을 것이다. 자칫 1991년 당했던 팀 최다 연패(10연패) 기록까지 나올 위기였다.

더 이상 물러설 없는 LG를 사지에서 구한 주인공은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도, 타일러 윌슨도 아니었다. 토종 간판투수 차우찬도 아니었다. 데뷔 이래 10승을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임찬규(26)였다.

알고 보면 임찬규는 2018시즌 LG의 최다승 투수다. 9일 잠실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 투구로 시즌 5승(3패)을 얻었다. 방어율 1.42의 소사(3승)보다 승수가 많다. 운이 따랐다고 치부할 수만은 없음을 임찬규는 보여줬다.

임찬규의 가장 큰 장점은 담대함이다. 위압적 구위를 지니지 못했음에도 용감하게 자기 공을 던진다. 설령 맞아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다. 토종투수 중 드물게 투구 템포가 굉장히 빠르다. 롯데전에서 6이닝(94구) 동안 8안타를 맞는 와중에도 4사구는 1개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은 5개를 잡아냈다. 1회 1사 1·3루에서 롯데 4번타자 이대호를 삼진으로 잡아낸 것은 압권이었다. 1-0으로 앞서다가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내준 직후인 3회 2사 2루에서 다시 이대호를 피하지 않았다. 2루수 라인 드라이브 아웃으로 잡았다. 임찬규의 도망가지 않는 피칭에 LG 수비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직구 최고구속이 142㎞임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2011년 입단 첫해 바로 마무리(7세이브)를 맡았을 당시의 강속구는 사라졌어도 담대함은 살아있었다.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6회초 2사 1,3루에서 LG 선발 임찬규가 롯데 번즈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낸 후 포효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임찬규가 마운드에서 버티는 사이, LG 타선은 박용택(결승 1타점)과 김현수(2타점)처럼 해줘야 할 타자들이 타점을 올려줬다. LG 류중일 감독은 연패를 끊기 위해 7회 김지용에 이어 8회 1사에서 마무리 정찬헌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불사했다. 아웃카운트 5개를 맡긴 것은 곧 정찬헌을 10일 롯데전에 안 쓸 수 있음을 각오한 포석이었다. 정찬헌은 무안타 무실점으로 3-2,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투구수도 18구로 이상적이었다. LG는 잠실구장 5연패에서도 벗어났다.

임찬규는 2011년 9승이 최다승이었다. 2017시즌(124.1이닝)을 제외하곤 100이닝 이상 던진 시즌도 없었다. 시즌 8경기 만에 43.2이닝을 던졌고, 5승이다. 임찬규의 몬스터시즌이 시작됐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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