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0패→18승10패’ 롯데, 반등비결은 어디에?

입력 2018-05-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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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2018시즌 프로야구 개막 이후 내리 7번을 졌다. 초반 11경기에서 1승10패였다. 개막 7연패를 한 팀이 가을야구를 했던 전례는 없었다. 4월 8일 시점에 패배가 승리보다 9개 많았다. 이랬던 롯데가 한달여가 흐른 13일, 19승20패까지 올라왔다. ‘1승10패 이후 18승10패’라는 믿지 못할 반등을 해낸 것이다. 시즌 초반 꼴찌를 헤매던 롯데는 어느 덧 KIA와 함께 공동 4위에 랭크됐다.

특히 4월 20일부터 시작된 SK 3연전(2승1패)을 기점으로 KT(2승1패)~한화(2승1패)~KIA(2승1패)~LG(2승1패), 그리고 KT(5월 11~13일·12일 우천 취소·2승)를 상대로 모조리 우세를 거뒀다는 점이 놀랍다. 이 기간 SK전 1승1패가 사이에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6연속 위닝시리즈다. 13일 사직 KT전 3-1 승리로 시즌 첫 3연승의 기쁨도 누렸다.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 무리하지 않는 조원우 야구의 힘

롯데 조원우 감독은 KT전에서 붙박이 4번타자 이대호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타격 시, 손이 울리는 가벼운 통증이 발생하자 무리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대호 대신 4번타자는 이병규가, 1루수는 채태인을 기용했다. 이날 선발투수 김원중은 원래 하루 전 등판 예정이었다. 그러나 우천 순연됐다. 롯데는 김원중 대신 8일 선발이었던 펠릭스 듀브론트를 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순리대로’ 방어율 7점대의 김원중을 올렸다.


‘무리하지 않는’ 조 감독의 관리는 좋은 결과까지 끌어냈다. 김원중은 5.2이닝 3안타(1피홈런) 3볼넷 6삼진 1실점의 기대 이상 투구로 시즌 2승째를 얻었다. 중반까지 리드를 잡자 조 감독은 오현택~진명호~손승락의 필승 불펜을 가동시켜 결국 2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15~17일 마산 NC 3연전에 듀브론트~윤성빈~브룩스 레일리의 핵심선발진을 집중시킬 수 있게 됐다. 어느덧 일차목표인 5할 승률에도 1승 차이로 접근했다.

롯데 오현택-진명호-이병규-채태인(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뎁스’의 저력이 발산되다

롯데는 올 시즌 19승 중 역전승이 11승에 달한다. 역전패는 7번 당했는데 이 중 4번이 개막 직후 1승10패까지 밀렸을 때 발생한 것이다. 연장전에서는 1승 무패, 끝내기 승리는 3승이 있다. 선취점을 얻었을 때보다, 내줬을 때 오히려 승률이 더 높다. 접전에서 강했다는 뜻이다.

롯데는 여전히 불펜 필승조 박진형과 조정훈이 1군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에서는 송승준과 박세웅이 이탈한 상태다. 그러나 이 공백을 불펜에서 연봉 6000만원의 오현택과 3300만원의 진명호가 메워주고 있다. 선발진에는 신예 윤성빈(34이닝)과 베테랑 노경은(방어율 1.85)이 기적처럼 등장했다. 야수진에서도 루키 나종덕이 주전포수의 책임감을 극복하기 시작했다. 민병헌이 부상 이탈했고, 이대호가 아픈 상황에서도 이병규, 채태인이 해주고 있다. 뎁스(선수층)의 힘이 발산되고 있고, 벤치는 주전 선수에게만 의지하지 않는 의연함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더 치고 갈 동력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롯데의 상승세는 강렬하다. 롯데는 지난해 시즌 종반 기적 같은 뒷심을 발휘하며 가을 잔치에 진출했다. 올해는 반등이 5월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자이언츠의 기세는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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