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만비키 가족‘의 주역들이 14일(한국시간) 진행된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연출을 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사진 가운데) 감독은 통산 7번째 칸 초청을 받았다.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자 한국관객으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새 영화 ‘만비키 가족’을 이번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소개하고 있다. 2004년 ‘아무도 모른다’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총 7번이나 칸 초청장을 받은 감독이다.
칸의 사랑을 받는 감독의 신작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도둑질로 삶을 이어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그 가족이 우연히 빈 집에 홀로 남은 소녀를 가족으로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최근 혈연관계가 아닌, 그렇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함께 모인 이들의 이야기에 주력해온 감독이 또 한 번 다른 소재를 통해 비슷한 시도를 하는 ‘연작’을 이어가는 셈이다. ‘만비키 가족’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뒤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 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감독의 최근 작품들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14일 오후(한국시간) 칸 국제영화제에서 열린 ‘만비키 가족’의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지금까지의 어떤 경험보다 감격스러울 정도로 따뜻한 박수를 이 곳에서 받았다”고 밝혔다.
감독이 오랜 시간 주력해온 ‘가족’이란 주제가 이번 영화 ‘만비키 가족’을 통해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는 반응 속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일본 사회와 가족의 관계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또한 ‘연금’과 ‘도둑질’이라는 키워드가 일본사회에서 어떤 의미인지, 또한 감독은 왜 이런 이야기를 줄곧 꺼내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감독은 “그간 가족의 이야기를 해오면서도 영화의 주제를 넓히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영화에서 담아낸 가족과 같은 모습은 실제 일본에 존재하고 나도 비슷한 모습의 가족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선호하는 배우가 확실하다. 그의 작품에 빠지지 않고 출연하는 배우들도 있다. 최근에는 배우 릴리 프랭키와의 작업을 고집한다. 앞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이어 릴리 프랭키는 이번에도 주연으로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감독은 릴리 프랭키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와 나는 어쩌면 서로의 가치관이나 감각이 아주 가깝다”며 “감독과 배우로서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관계”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 탕웨이의 도전… 칸에서 주목
중국 여배우 탕웨이도 칸 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주연을 맡은 ‘지구 최후의 밤’(Long Day‘s Journey Into Night)이 올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하면서다 이 영화는 김태용 감독과 사이에서 첫 아이를 출산한 탕웨이가 연기 복귀작으로 선택해 국내서도 주목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의사인 주인공이 사라진 조카의 연인을 찾는 과정에서 오래 전 자살한 자신의 연인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칸 국제영화제 진출이 확정되기 전부터 이미 프랑스 평단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고, 프랑스 유력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지구 최후의 밤’을 ‘2017년 기대작’으로 일찌감치 꼽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칸에서 15일 오후 처음 공개될 영화를 향한 관심도 상당하다. 이를 통해 탕웨이가 어떤 평가를 이끌어낼지 기대와 함께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칸(프랑스) |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