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참시’ 간담회] MBC 조사위 “조연출 실수에서 비롯…다른 의도 無”

입력 2018-05-16 1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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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진상 조사를 마치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6일 서울 마포구 성암로 MBC 사옥에서는 ‘전참시’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사위원장 조능희 기획편성국 본부장을 비롯해 조사위원 고정주 경영지원국 부국장, 전진수 예능본부 부국장, 이종혁 편성국 부장, 오동운 홍보심의국 부장 그리고 또 다른 조사위원이자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특위 위원 오세범 변호사가 참석했다.

이날 오동운 조사위원은 논란이 된 영상은 편집 담당 조연출로부터 비롯된 실수라고 설명했다. 오 위원은 “조연출이 FD에게 편집에 필요한 뉴스 멘트를 제시하고 영상 자료를 요청했다. FD는 총 10건의 자료를 전달했으며 이 중 2건에 세월호 관련 뉴스가 포함돼 있었다. 조연출은 해당 2건을 비롯해 3컷의 뉴스 화면으로 영상을 구성했다. 3일 새벽 미술부에 세월호 관련 부분과 방송에 CG 작업을 의뢰했으며 그 내용을 돌려받아서 편집을 완성했다. 4일 금요일에 자막을 입히는 작업도 조연출이 외부 업체와 함께 진행했다. 5일 최종 편집본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3컷의 뉴스 화면 중 첫 번째와 세 번째 화면이 세월호 참사 보도 영상이었다. 조연출은 왜 세월호 영상을 사용했을까. 오 위원은 “조연출은 ‘본인이 생각한 뉴스 속보 형태의 멘트를 이어가는 구성을 위한 최선의 멘트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최종 방송된 멘트는 세 사람의 아나운서의 멘트가 연결되는 구성이었다. 조연출은 ‘처음 사용된 영상은 뒷배경이 세월호와 관련 없는 화면이었고 취사선택했을 뿐 전체적인 뉴스를 보지 않아서 관련 뉴스인 것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조연출은 ‘세 번째 영상은 세월호 사고 현장이 담긴 뉴스 화면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뒷배경을 보이지 않게 흐림 처리를 한다면 뉴스 멘트 자체에는 언급이 없기 때문에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CG처리를 요청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어묵 자막을 사용하게 된 계기 또한 “다른 의도는 없었고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오 위원은 “조연출은 일베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하는 의도로 사용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진상조사 결과 세월호 뉴스 장면이라는 것을 알고 진행한 사람을 총 세 사람. ‘전참시’의 조연출과 FD 그리고 CG를 작업한 미술팀 직원이었다.

오 위원은 “FD는 편집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조연출의 지시를 그대로 수용했다. CG 담당자 역시 사용과 맥락을 모르고 의뢰를 받은 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지니어와 연출, 작가 등 모든 제작 관계자들은 흐림 처리된 영상만 봤고 짧은 시간이기도 해서 시사 과정에서 다들 세월호 뉴스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을 못 했다”면서 “연출과 담당 부장도 발견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했으나 해당 뉴스 화면이 세월호 관련 영상임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5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의 ‘어묵 먹방(먹는 방송)’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 관련 화면을 인용 편집해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그간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희화화한 표현을 고의적으로 인용한 것이 아니냐며 비판은 더욱 거세게 일었다.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1차와 2차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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