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조진웅 “소금+분필가루 흡입…‘건졌다’ 생각”

입력 2018-05-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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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조진웅 “소금+분필가루 흡입…‘건졌다’ 생각”

배우 조진웅이 영화 ‘독전’을 통해 형사로 돌아왔다. 그가 영화 속 형사로 관객들을 만난 것도 벌써 여러 번. 하지만 이번 ‘독전’에서 조진웅은 다른 느낌의 형사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스타일리시한 영화 전반의 분위기 영향도 있겠지만, 조진웅의 연기로 새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조진웅은 이번 영화 ‘독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작업 마치고 그런 질문을 받으면 일련의 과정들만 생각이 나요. 영화를 보니까 제가 의도했던 지점들은 말이 되게 짚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당연히 후회는 남아요(웃음). 항상 액션, 컷, 오케이 하고 나서 집에 오면 막차를 놓친 기분이죠. 근데 돌이킬 수는 없고요. 왜 현장에서는 그게 잘 안 보였을까 그런 생각도 많이 들어요.”

조진웅은 ‘독전’을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 결과물. 그의 그런 노력 덕분에 ‘독전’의 원호라는 캐릭터가 좀 더 살아 숨 쉬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는 안 할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조각미남’이라는 네임을 가진 배우들이 있죠. 저는 그들의 DNA라고 말을 해요. 근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술자리나 시사회 뒤풀이에 가면 만나는데, ‘나는 죽어도 너희처럼 못 산다’고 말해요. 다이어트 하는 배우 친구들을 보면 김치도 씻어 먹더라고요. 그렇게까지 사냐고 했는데, 제가 그렇게 한 번 해보니 못하겠더라고요. 원호는 그런 모습들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번 해본 거고요.”

‘독전’은 조진웅에게 어떤 이야기로 다가왔을까. 많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독전’에서 배우 조진웅 또한 생각할 부분이 많았을 터.

“이유 없이 독하고 (원호가) 미친 사람처럼 쫓아갈 거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갔어요. 근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계속 고민 속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는데 브레이크가 없는 느낌이었죠. 왜 탔지라는 고민을 할 것도 없이 상황들이 닥쳐왔어요.”


“영화에서 ‘이제 어쩌실 거예요’라는 질문을 원호가 받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자조적인 말이 나오게 됐죠. 또 ‘왜 그렇게 살았어’라는 말은 저에게 물어보는 말 같기도 했어요. 노르웨이에서 촬영한 게 촬영의 마지막 분이었는데, 거기 가니까 너무 추웠는데 청량감이 있더라고요. 깨끗했어요. 정리가 많이 되는 것 같았죠.”

이번 영화에서 조진웅은 표현 그대로 ‘약 빤 연기’를 보여줬다. 극중 원호가 마약을 흡입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런 장면을 촬영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없었을까.

“마약을 하는 장면을 찍을 때 ‘액션’ 하고 ‘컷’을 해야 하는데, 감독님이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끝까지 갔죠. 마약 가루 중 하나는 소금이고, 나머지 하는 분필가루였어요. 소금이 진짜 마약하고 비슷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흡입하는 건 코담배라는 게 있었는데, 그걸로 하려고 했더니 흐리멍덩했죠.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그게 소금이랑 분필가루인지 안 알려줬어요. ‘컷’ 소리가 없으니까 그냥 코로 흡입했죠.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잠깐 촬영이 중단됐죠.”

물도 코로 흡입하면 고통스럽기 마련. 근데 가루를 흡입하는 건 그보다 배로 고통스러운 일이었을 터.

“화장실에서 헹구고 봤더니 눈이 너무 좋은 거예요. 맛이 간 눈이었죠. 소품팀은 너무 미안해했는데, 저는 그 눈이 정말 좋았어요.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눈이 아니었죠. 그 장면에서는 분장을 하나도 안 했어요. 감독님도 너무 만족해하셨죠. 소품팀 친구가 와서 저한테 죄송하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너 덕분에 건졌다’라고 답했죠.”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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