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희생자 넋 기리는 노랫말…‘추모곡’으로 꾸준히 불려

입력 2018-05-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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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가수 김광석. 사진제공|CJ E&M

■ 김광석 - 부치지 않은 편지

최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38주년 기념식에서 대중가요 한 곡이 울려 퍼졌다. 해당 노래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듯한 가사로 행사장의 분위기를 더욱 숙연하게 했다. 뮤지컬 배우 민우혁이 엄숙한 분위기에서 부른 ‘부치지 않은 편지’다.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 꽃잎처럼 흘러 흘러 / 그대 잘 가라(후략)’

정호승 시인의 동명 작품에 시인이자 음악가 백창우가 멜로디를 입힌 ‘부치지 않은 편지’는 김광석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녹음한 노래로, 고인이 사망한 1996년 ‘가객’이란 추모앨범에 수록돼 발표됐다. 앨범에는 하모니카와 기타 반주의 ‘부치지 않은 편지#1’, 교향악단 반주의 ‘부치지 않은 편지#2’ 두 가지 버전이 수록됐다.

이 노래는 발표 직후 팬들을 중심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2000년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삽입돼 대중적 관심을 모았다. 남북한 병사들이 적과 아군의 구분 없이 우정을 나누다 총격전을 벌이는 비극적인 장면에서 흘러나와 스토리의 감상(感傷)을 배가시켰다.

애초 노랫말은 1987년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고 박종철에 대한 정호승 시인의 조시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사연으로 추모의 현장에서 많이 불리고 있다.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당시 서울역 분향소에서 추모곡으로 사용됐다. MBC ‘나는 가수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등 음악경연 프로그램에서 몇 차례 불리기도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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