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관심마저 여론 재판에 내몰리는 세상

입력 2018-05-23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가수 수지(왼쪽)-하이라이트 윤두준. 스포츠동아DB·동아닷컴DB

수지, 성추행 처벌 청원 동의했다가
법적 논란에 페미니즘 문제로 비화
윤두준도 BJ 방송 시청했다가 홍역


관심의 표현이 때 아닌 논란이라는 ‘불똥’으로 돌아왔다.

가수 수지와 남성그룹 하이라이트의 윤두준, 틴탑의 니엘, FT아일랜드의 이홍기 등이 일상생활에서 드러낸 관심과 그에 따른 행동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이들은 예상치 못한 논란과 비난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들 외에도 평소 많은 연예인들이 팬들과의 소통수단이었던 SNS를 통해 의도치 않게 논란에 휘말리면서 스타들의 평소 생각과 취향 등이 모두 무시되고 비난까지 받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이들도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다”거나 “앞으로 더 신중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 더 이상의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는 움직임이지만, 자칫 자유로운 소통을 원했던 이들의 바람은 뒤로하고 자기검열과 사상검증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지는 최근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하면서 입에 담지 못할 악플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유명 유튜버 양예원이 3년 전 서울 합정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던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신체노출 사진이 유포됐다고 호소한 일이었다. 이를 본 수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글에 동의를 표한 화면을 캡처해 SNS에 공개하며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잘 안다. 제 영향력을 알면서 어떤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마땅히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저렇게 지나가게 두고 싶지 않았다.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통해 정확한 해결 방안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엉뚱하게도 페미니즘 문제로까지 번졌고, 수지가 언급한 스튜디오 측은 “엄청난 피해를 당했다”며 법적 대응까지 운운했다.

일상에서 보여준 스타들의 관심 표현이 왜곡되어 논란거리로 변질되고 있다. 사진은 수지가 국민청원에 동참했다 논란이 일자 남긴 사과문. 사진출처|수지 인스타그램


윤두준과 이홍기, 니엘을 중심으로 벌어진 ‘논란’은 더 황당하다. 우연히 시청한 한 인터넷 방송으로 하루아침에 온갖 비난은 다 받고 있다. 이들이 시청한 인터넷 방송 BJ들이 각종 비하 발언을 일삼고, 데이트 폭력 혐의로 논란을 일으켰다고 해서 누리꾼들은 이들을 다함께 싸잡아 비판했다. 이들 역시 예기치 못한 비난으로 황당해하면서도 “더 신중하겠다”고 사과했다. 앞서 3월 레드벨벳 아이린은 페미니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적 있다고 말해 페미니스트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특정 신념이나 가치관의 표현이 아닌, 단순한 취향이나 호기심을 드러내는 일이 엄혹한 사상검증으로 이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