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백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강백호는 29일 대구 삼성전까지 8경기 연속 1번타자로 선발출장했다. 8번타자로 개막을 맞이한 그는 2번타순을 거쳐 톱타자 자리까지 올라섰다. 성적도 나쁘지 않다. 강백호는 1번타자로 나선 56타석에서 타율 0.380, OPS(출루율+장타율) 1.089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이 0.429로 타율과 차이가 크진 않지만, 3홈런을 때려내는 등 8개의 장타를 1번타순에서 집중시켰다.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이기에 리드오프로서도 나쁘지 않다. 강백호는 30일 경기 전까지 타석당 투구수 4.00개(리그 20위)를 기록했다. 아직 프로 투수들의 변화구에 익숙지 않은 ‘루키’임을 감안할 때 주목할 만한 성과다.
흥미로운 건 강백호의 초구 성적이다. 강백호는 올 시즌 20차례 초구를 타격했고, 타율 0.474를 기록했다. 안타 9개 중 4개가 장타다. 지난 27일 수원 LG전에서는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평균 한 타석에서 공 네 개를 지켜보는 강백호가 첫 타석에서 초구를 타격했을 때, 평균에 수렴하기 위해서는 그 다음 타석에서 7구를 지켜봐야 한다. 초구에 적극성을 띄면서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끈기가 필요한 순간에는 투수를 괴롭힐 줄 아는 강백호다. 강백호는 “초구에서 결과를 만들거나, 어떻게든 승부를 길게 끌고 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강백호의 ‘모 아니면 도’ 방식의 마음가짐이 그를 신개념 리드오프로 만들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