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풍전등화 히어로즈, 선수들 투혼은 변함없었다

입력 2018-05-30 2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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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KIA와의 원정 주중 3연전을 치르기 위해 지난 28일 광주행 버스에 오른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이나 다름없었다. 그날 오전 조상우와 박동원이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오후에는 이면계약에 따른 현금 트레이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집중포화를 맞는 신세가 됐다. 그 와중에 원정길에 오른 선수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수들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은 어찌보면 무리한 요구다. 동료의 일탈과 구단의 ‘무뇌행정’에 따른 대중의 비난으로 마음을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멘탈 게임’인 야구에서 분위기는 실력 이상의 작용을 하기에 더욱 그렇다.


새 주장으로 선임된 김민성은 “이럴 때일수록 야구에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자칫 흔들릴 뻔했던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은 한마디였다. 넥센 선수들은 없던 힘까지 짜내며 승리만 바라보고 달렸다. 29일에는 이택근과 김하성, 임병욱, 김규민의 주축 타자 4명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를 딛고 12-8로 승리했다.


천만다행으로 이들 네 명 모두 큰 문제없이 30일 경기에도 나서 6-1, 2연승을 이끌고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허벅지 통증으로 주사 치료를 받은 이택근은 2-1로 앞선 6회 대타로 등장해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김동준은 KIA 로저 버나디나의 강습 타구에 발을 맞고도 투구를 이어갔다.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던 이정후도 16일만에 복귀해 3안타를 터트리며 실전감각 저하에 따른 우려를 지웠다. 척박한 환경에서 희망요소를 하나씩 찾아낸 선수들의 투혼이 돋보였던데다 5할 승률(28승 28패)까지 회복해 의미가 컸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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