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완봉 승’ 윌슨의 순조로운 KBO 적응기

입력 2018-06-03 2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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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윌슨-소사(오른쪽). 스포츠동아DB

LG의 외국인 원투펀치 헨리 소사(33)와 타일러 윌슨(29)은 ‘근주자적 근묵자흑(近朱者赤 近墨者黑)’이란 옛 말을 연상케 한다. 한국에서 연을 맺은 둘은 서로의 좋은 점을 닮아가는 좋은 벗이다.


윌슨마저 해냈다. 윌슨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2018시즌 KBO리그 두 번째이자 자신의 생애 첫 완봉승으로 시즌 4승째를 완성했다. 앞서 올 시즌 리그 첫 완봉승의 주인공은 팀 동료인 소사였다. 좋은 기운을 이어받은 윌슨은 한국 무대를 밟은 지 불과 12경기 만에 최상의 경기력을 뽐냈다. 9이닝 동안 총 101개의 공을 던지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0삼진을 솎아냈다. 덕분에 팀 역시 6연승의 쾌거를 이루는 겹경사를 누렸다.


올 시즌 KBO리그 새내기인 윌슨은 외롭지 않다. 이미 한국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8년차 베테랑 소사가 곁에 있기 때문이다. 이적 첫 해에, 평균자책점 1.88로 리그 1위를 달리는 소사와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은 어쩌면 윌슨이 타고난 ‘천운’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효자 용병 소사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윌슨은 넥센전 승리 후 “소사는 엄청난 선수다. 이미 한국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아프지 않고 몸 관리를 잘 해왔다. 평소 관리법을 비롯해 소사에게서 여러 이야기들을 듣고 배운다. 큰 도움을 주는 특별한 친구”라며 “덕아웃에 함께 앉아있지 않더라도 항상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소사가 완봉했을 때 정말 기뻤는데, 나도 함께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생애 첫 완봉승 역시 동료들과 함께였다. 윌슨이 9이닝 동안 넥센 타선을 철저히 틀어막는 사이 LG 타선에선 8점의 든든한 득점 지원이 있었다. 주장 박용택이 3타점, 유강남이 2타점으로 윌슨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윌슨은 “시즌 초반에는 승운도 따르지 않았지만, 공을 일정하게 던지지 못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서서히 리듬을 되찾았다”며 “동료들의 지원이 컸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고 했고, 스트라이크 존에 공격적으로 많이 던지려고 했다. 미국에선 거의 쉬는 날 없이 공을 던지다보니 8이닝이 넘어가면 못 던지게 했다. 사실 9회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빼어난 외모와 훌륭한 인성으로도 큰 사랑을 받는 윌슨은 팬들을 향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팬들에게서 큰 에너지를 얻는다. 행복한 마음으로 돌려줄 수 있어 기쁘다.”


잠실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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