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라마 ‘오사카 순환선 Part3’(위쪽)와 ‘후쿠오카 연애백서 13 너의 세계의 건너’. 사진|일본 KTV ‘오사카 순환선 Part3’ 방송 화면 캡처·일본 KBC
일본에는 출연자보다 ‘배경’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많다. 이야기 무대를 도쿄가 아닌 지방으로 확대해 더 다양한 에피소드와 새로운 배경을 시청자에 소개한다. 철도산업이 발달된 점을 활용해 여행의 재미도 맛보게 한다.
관서지역의 가장 큰 방송사인 간사이 방송국은 2016년부터 ‘오사카 순환선’이라는 옴니버스형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다. 드라마는 실제 운영중인 오사카 순환선의 총 19개 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음식점, 건물 등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화면에 담는다. PPL(간접광고)을 의식해 세트를 구성하는 일은 없다. 제작진은 주민들의 협조로 숙식을 해결하며 촬영을 무난하게 진행하고, 그 ‘답례’로 홈페이지에 각 회 배경이 된 역과 드라마에 등장한 장소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또 해당 철도사와 연계해 시청자들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팁을 제공하기도 한다.
지역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경우도 있다. 큐슈 지방의 KBC는 ‘후쿠오카 연애백서’라는 드라마를 매년 방송하고 있다. 2006년부터 매년 1편씩 제작하며, 3월 13번째 이야기 ‘너의 세계의 건너’ 편이 방송됐다. 이 시리즈는 후쿠오카 지역 시청자가 보낸 사연 가운데 채택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모든 장면을 후쿠오카에서 촬영한다. 실제 이야기를 실존 장소에서 촬영해 이야기의 사실성과 공감도를 높인다.
NHK는 4월 ‘교토인의 은밀하고 즐거운 블루 수업중’이라는 드라마를 방송했다. 교토의 정원사, 도예가, 요리사 등 장인을 꿈꾸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가부키와 인연이 깊은 이시카와현 고마쓰시를 무대로 한 드라마도 10월 방송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우리나라엔 ‘지역’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드라마가 얼마나 될까.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