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일 감독에 대한 성추행 폭로 글이 공개됐다.
11일 독립영화당 페이스북에는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영화제에 단편 영화로 초청받은 유형준 감독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서 유 감독은 “7일 열린 개막식에 해당 작품의 PD와 함께 참석했다”면서 개막식 이후 열린 술자리에서 이송희일 감독에게 온갖 성적 추행과 성적 대화상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유 감독은 “이송희일 감독은 나와 동행한 PD에게 ‘저 욕망덩어리들이 여기까지 왔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이송희일의 팬이라고 자청한) 여성분 중 한 분에게 ‘둘 중에 누가 더 마음에 드냐. 골라서 데려가라’라고 발언했다. 동석한 여성은 이송희일 감독을 말리기는커녕 ‘아직 너무 어리다’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송희일 감독이 자신의 작품에 출연한 특정 남자 배우를 언급하면서 “그 녀석 벗은 봄을 보니, 내 취향이 아니다”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이송희일 감독은 나와 PD를 보면서 ‘너희 같은 마초 스타일이 좋다’ ‘맛있어 보인다’라고 발언했다.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분노에 찬 나는 입을 다문 채 이송희일 감독을 노려봤다. 그러자 이송희일 감독은 ‘쟤가 날 보는 눈빛이 아주 강렬하다’라고 했다. 우리는 더 이상 이 자리를 견딜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고백했다.
유 감독은 8일 오후 인디포럼 의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최초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제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이송희일 감독 및 동석자들의 공개 사과와 인디포럼의 성명 발표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인디포럼 측은 신고가 접수되었으니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피신고자 이송희일 감독으로부터 신고자인 나를 격리하고 보호하겠다는 알림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감독은 신고 당일 밤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주장했다. 재차 질문 끝에 알아낸 상대는 이송희일 감독. 유 감독은 “이송희일 감독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두 분이 게이라고 생각하곤 농담을 한다는 게 그렇게 된 것 같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 모든 사실의 외부 공개와 공개 사과를 바란다고 전하자 이송희일 감독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신고 정보가 인디포럼 관계자를 통해 이송희일 감독에게 전해진 사실을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그 어떤 익명화도 바라지 않는다”는 유 감독은 “인디포럼 내부 직원이 이송희일 감독에게 정보를 귀띔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사과했다”면서 “최근 연이은 성추행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보호에 소홀한 인디포럼 영화제 측과 이송희일감독 및 동석자분들의 공개 사과와 공식 성명 발표를 요구한다”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