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려운 선택’한 대표팀 선동열 감독의 심경

입력 2018-06-11 1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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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선동열 감독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선동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은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무조건 금메달이다. 젊은 선수들과 꼭 금메달을 따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선 감독은 11일 KBO에서 대표팀 24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투수에 관한 대가인 선 감독은 마운드 운영에 관해선 오랜 고심을 거쳐 설계를 끝냈다. 야수들은 코치들의 의견을 더 경청했다. 전략적 판단 속에서 대표팀 코치이자 한국과 일본에서 오랜 시간 함께 뛰었던 이종범 코치의 아들 이정후(20·넥센)를 제외하기도 했다.


예상 외로 젊은 투수와 야수를 많이 선발한 선 감독은 “더 많은 젊은 선수들을 선발하고 싶었다. 대표팀 감독이 아니라 야구선배로서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 최근 기본기보다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모습을 따라하는 사례가 많이 보인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이 기존 대표선수들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선 감독은 그동안 자카르타 현지 기온과 습도 등 날씨, 체력관리, 각 상황별 선수들의 특성을 세이버매트릭스 자료를 통해 분석하는 등, 선수 선발에 많은 공을 들였다.


두산 양의지. 스포츠동아DB


특히 시즌 중 소집되는 대표팀의 특성에 맞춰 트레이닝 파트에 대한 계획도 설명했다. 선 감독은 “단체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단 5일이다. 섭씨 40도가 넘는 곳에서 최대 6경기를 해야 한다. 선발투수를 많이 뽑은 것도 예선에서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각 구단에 트레이너 한 명씩을 보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다. 훈련기간 기술적인 부분보다 몸을 회복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자카르타로 갈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24명의 대표팀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이 양의지(31), 김재환(29), 박치국(20) 등 가장 많은 6명을 배출했다. 반면 한화는 정우람(33) 한명, KT는 단 한명도 뽑히지 않았다. SK는 3명이 뽑혔지만 모두 병역을 마친 선수들이다. 관행처럼 이어졌던 ‘1구단 1명의 병역미필 선수 선발’을 배제했다.


선 감독은 “구단별 안배는 없었다. 최고의 선수들을 먼저 선발하고 전략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백업을 선택했다. 병역 미필 부분 역시 선발 과정에서 생각을 안 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염두에 두지 않았다. 대회 시작까지 70여일이 더 남았다. 제외된 선수 중 더 잘하는 선수가 나올 거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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