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를 동시에 사로 잡은 여자가 있다. 한 남자는 그야말로 완벽남이다. 빈틈 없는 비주얼에 갤러리 관장으로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여심을 사로 잡는 스킬까지 겸비했다. 단점은, 아직,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라는 사실.
다른 남자는 갖고 싶은 남자다. 수려한 외모에 재활의학과 의사로 어디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친절하고 섬세한 성격은 덤. 여자는 물론 남자들의 마음까지 흔드는 마성의 매력을 가졌다. 단점은, 여자를 만날 생각도 않는다는 점.
서로 닮은 듯 전혀 다른 두 남자다. 그런 두 남자를 사로 잡은 여자는 누구일까. 지금까지, SBS 수목드라마 스페셜 ‘훈남정음’ (극본 이재윤, 연출 김유진, 제작 몽작소, 51K) 이야기다. 한 남자는 훈남(남궁민 분)이고, 또 다른 남자는 준수(최태준 분)이다. 그리고 그 여자는, 정음(황정음 분)이다.
훈남과 준수, 자칭타칭 ‘갖고 싶은 남자’인 두 남자의 마음을 동시에 흔든 정음의 매력을 정리했다. 정음은 모든 일에 열정적이다. 먹는 것도, 일도, 사랑도, 심지어 감자 심기까지. 어느 하나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그래야 진심이 통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빡빡한 현실을 불평하기 보다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쪽이다.
대표적인 예가 그의 제로 회원이었던 안인정(서은우 분) 회원의 비밀을 알아 차린 일이다. 정음은 훈남의 “이곳에 답이 있다”는 말에 하루 종일 카페를 지켰다. 그 결과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안인정 회원이 후각으로 사람을 구분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는 안인정 회원에게 인연을 찾아준 결정적인 팁이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훈남이 정음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 보다 정음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게 된 것. 또 열정적인 감자 심기로 훈남의 동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런 열정적인 모습이 냉혈남자 훈남을 따뜻하게 녹인 것이 아니었을까.
예측할 수 없는 의외성도 갖추고 있다. 순간, 아무도 예상 못하는 행동을 하는 것. 이는 방심한(?) 상대방의 마음을 순간 흔드는 마법에 가깝다. 실제로 훈남과 준수 모두 이 매력에 정음에게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
일례로 훈남에게 한 키스가 있다. 훈남과 산책 중 언쟁을 하다 키스를 해버린 것. 여자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 말하는 훈남을 향한 일종의 도발이었다.
정음의 또 다른 매력은 편안함이다. 함께 있을 때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매력을 지녔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고 그의 마음을 위해주는 덕이다. 이는 정음이 따뜻하고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다.
그 동안 준수에게 정음은 여사친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볼 것 안 볼 것 없이 다 보고 자란 사이. 그런 그에게 정음이 점점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실제로 준수는 정음의 공백을 느끼며 그녀를 향한 마음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정음이 외박을 해 집을 비웠을 때나 늘 정음이 갈아주던 형광등을 직접 갈 때, 자신의 일상에 녹아 있던 정음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훈남정음’ 제작진은 “정음은 훈남과 준수의 숨겨진 순수와 동심을 찾아주는 인물”이라며 "그것이 함께 만들어갔던 추억이건, 누구에게나 있었지만 그에게는 없었던 (자전거타기와 같은) 기억이건 간에, 정음은 그들이 잊고 살았던 따스하고 순수한 감정을 자극하며, 그들을 웃게 만든다. 상처받기 싫어 스스로 선을 그으며, 친구로 혹은 냉혈한으로 살아왔던 두 남자에게, 해맑게 웃으며 인생의 선을 마구 넘나드는 정음은 훈남, 준수에게 있어 그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고, 함께 선을 넘고 싶게 만드는 존재"라며 "이런 정음이와 함께 훈남과 준수가 어떻게 선넘는 로맨스를 하게 될지 지켜봐주길" 당부했다.
한편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포기자가 된 '정음'이 연애불능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코믹 로맨스. 오는 13일에는 6.13 지방선거로 결방하고, 14일 14~15회에서는 강원도 1박 2일 이후 한층 더 가까워지는 훈남과 정음의 모습이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질 계획이다.
‘훈남정음’은 드라마 ‘탐나는도다’, 영화 ‘레드카펫’, 싸움’ 등을 집필한 이재윤 작가의 신작으로 '원티드', '다시 만난 세계'를 공동 연출한 김유진 PD가 연출을 맡았다. ‘사랑하는 은동아’, ‘오 마이 비너스’ 등을 선보인 ‘몽작소’가 제작에 나선 '훈남정음'은 매주 수,목 밤 10시에 방영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