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남한 공격수와 북한 수비수의 만남 “월드컵에서 만나야죠”

입력 2018-06-13 1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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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축구유소년 김찬우(왼쪽)와 이대건이 태극기와 인공기를 들고 있다. 사진제공|Football For Friendship

한반도는 ‘평화 모드’가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남북 정상 간의 만남 이후 따뜻한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에 멀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남북 축구유망주가 한 팀이 되어 진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남한의 축구유망주 김찬우(12·진건초등학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 중인 ‘Football For Friendship’에서 북한의 축구유망주 이대건(13·평양국제축구학교)과 한 팀을 이루고 있다. ‘Football For Friendship’은 러시아 가스공사인 가즈프롬이 매년 펼치는 국제 아동사회 프로그램으로 지난 8일(한국시간) 막을 올려 15일까지 계속된다.


김찬우와 이대건은 ‘블론디카푸친’팀에서 러시아, 콜롬비아 등에서 온 유소년들(총 8명)과 한 팀을 이루고 있다. 남한과 북한 유소년의 만남을 위해 주최 측에서 일부러 둘을 한 팀에 편성시켰다고 한다. 김찬우와 이대건은 남북 정상 간의 만남에 이어 12일 북미 정상회담 등 화해 분위기에 맞물려 한국 취재진뿐 아니라 해외 여러 취재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북한 유소년 이대건(왼쪽)과 김찬우가 지난 13일 모스크바 사프산아레나에서 열린 Football For Friendship 챌린지에 앞서 함께 어울리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평소 수줍음이 많다는 이대건은 13일 “전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데 같은 말을 쓰는 친구가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찬우는 “말이 통하니까 좋다. 방도 바로 옆방을 쓰고 있어서 내내 같이 어울리고 있다. 금방 친해졌다”고 활짝 웃었다.


진건초등학교 재학 중인 김찬우는 국내 초등학교 무대에서 손꼽히는 공격수다. 12일 펼쳐진 풋살대회에서도 팀의 득점 대부분을 책임졌다. 183㎝의 장신 이대건은 평양국제축구학교(소학교4년·초급학교3년·고급학교3년) 소학교 4학년이며 포지션은 센터백이다. 풋살 특성상 경기장이 작다보니 수비를 맡고 있는 이대건의 패스가 곧바로 김찬우에게 연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대건이 공격 진영으로 올라서 빈 공간을 찾아가면 어김없이 김찬우의 패스가 이어졌다. 블론디카푸친의 인솔을 맡고 있는 카리나 스코펜(러시아) 씨는 “우리 팀에서 (김)찬우와 (이)대건이 눈에 띄게 잘한다. 대건이가 수줍음이 많고 찬우는 성격이 밝은 편이다. 찬우가 대건이를 이끌어서 다른 나라 친구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김찬우는 “대건이 형도 알게 되고 다른 나라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니까 너무 좋다. (대회가 끝나고) 헤어지게 되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서로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되어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아시안컵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대건은 “아시안컵이 뭐니, 월드컵에서 만나야지”라며 김찬우의 어깨를 툭 쳤다.


모스크바(러시아)|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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