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별리그 1라운드 결산

입력 2018-06-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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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축구대표팀 이르빙 로사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 참가한 32개국은 20일(한국시간)까지 최소 한 경기 이상씩을 소화했다. 이제 막 첫 발걸음을 뗀 상태지만, 조별리그 초반부터 이변이 일어나는 등 축구팬들의 흥미를 높이고 있다. 조별리그 1라운드를 결산했다.


● 최고 스타는 멕시코의 로사노


영국 공영방송 BBC는 조별리그 1차전 최고의 선수로 이르빙 로사노(멕시코)를 선정했다. 로사노는 지난 18일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경기에서 절묘한 볼 컨트롤 능력을 과시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멕시코는 로사노의 맹활약에 세계 최강 독일을 1-0으로 물리치면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BBC는 1차전 베스트11에 로사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알프레드 핀보가손(아이슬란드·이상 공격수), 이스코(스페인), 이드리사 가나 게예(세네갈), 가가와 신지(일본), 길피 시구르드손(아이슬란드·이상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콜라로프(세르비아), 디에고 고딘(우루과이), 라그나르 시구르드손(아이슬란드·이상 수비수) 하네스 할도르손(아이슬란드·골키퍼)을 꼽았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운명 엇갈린 호날두와 메시


세계최고 스타인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1차전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B조 1차전에서 스페인과 3-3 무승부,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C조 1차전에서 아이슬란드와 1-1로 비겼다. 똑같이 무승부로 승점1씩을 가져갔지만, 호날두와 메시의 경기력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호날두는 우승후보 스페인을 맞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왜 자신이 최고의 선수인지를 전 세계에 알린 반면, 메시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에 페널티킥 실축까지 더해 자존심을 구겼다. 미국 CBS스포츠는 “호날두에게는 G.O.A.T(Greatest Of All Time)이라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메시는 그냥 Goat(염소)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일본과 이란, 아시아의 반란?


아시아는 월드컵에서 찬밥신세다. 다른 대륙 팀들과 전력 차이가 있어 ‘월드컵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실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아시아 4개국(한국·일본·호주· 이란)은 단 1승(3무9패)도 거두지 못했다. 4년 전 4팀과 함께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까지 가세한 아시아는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각 조 최하위 전력으로 평가를 받았다. 이 가운데에 이란과 일본은 모로코와 콜롬비아를 상대로 각각 승리를 거둬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5개국의 1차전 성적 합계는 2승3패다.


● 무득점 경기 없는 스피드 축구 시대


이번 월드컵 키워드는 ‘역습’이다. 과거 월드컵에서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들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마냥 수비를 내려서는 데에 집중해왔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기습적인 역습 공격을 준비해 나왔다. 자연스럽게 경기 속도가 빨라졌다. 또한 슈팅능력 좋은 선수들이 각국에 포진해 있어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영향 때문인지 팀당 1경기씩 치르는 동안 0-0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었다. 이중 러시아, 포르투갈, 스페인, 벨기에는 3골 이상을 기록하는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모로코 축구대표팀 아지즈 부하두즈가 자책골을 넣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역대 최다 자책골?


유독 이번 월드컵에서는 자책골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16일 열린 B조 이란과 모로코의 경기는 자책골로 승부가 가려졌다. 이란이 1-0으로 승리를 챙겼다. 이를 시작으로 조별리그 1차전 16경기에서 무려 5개의 자책골이 나왔다. 월드컵 역대 최다 자책골은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나온 6골이다. 지금 추세라면 역대 최다 자책골 기록은 시간문제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5번의 자책골이 기록됐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는 콜롬비아가 미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수비에 나선 에스코바르의 자책골로 16강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귀국 후 얼마 되지 않아 괴한으로부터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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