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방송된 OCN 오리지널 ‘라이프 온 마스’ 5회에서 스토킹 사건을 완벽한 팀플레이로 해결하는 복고 수사팀의 활약과 한태주(정경호 분)의 가족이 서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전개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절도 신고를 받은 복고 수사팀은 한태주의 고모 한말숙(김재경 분)의 집을 찾았다. 한 달째 퇴근 시간에 맞춰 전화를 걸고, 방에 침입해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는 의문의 괴한. 심지어 옷가지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돌아가는 범인의 행태는 엄연한 주거침입죄이자 스토킹이었다. 사건을 꼼꼼히 살펴본 윤나영(고아성 분)은 4개월 전 비슷한 신고를 했던 이주영을 기억해냈다. 범행 수법으로 보아 동일 인물이 분명했다.
교집합이 없어 보이는 이주영과 한말숙의 공통점은 아팠다는 점. 한말숙의 약에는 건장한 남자 조남식(노종현 분)도 5분 안에 잠들 정도의 수면제가 들어있었다. 이에 한말숙과 이주영이 이용했던 동성약국의 약사 박영근이 용의자로 좁혀졌다. 박영근은 1년 전 아내를 여의고도 아픈 아내를 간병하는 사연을 꾸준히 라디오에 보내고 있었다. 망상이 범죄로 이어졌다는 심증, 약 속의 수면제, 범인과 일치하는 혈액형만으로는 주거침입죄밖에 물을 수 없었다. 복고 수사팀은 명백한 범죄를 입증할 현장을 덮치기 위해 한말숙의 협조하에 잠복수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약국 앞에서 박영근을 지켜보던 한태주가 갑작스럽게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눈을 떴을 때 이미 박영근은 한말숙의 집으로 향한 후였다. 잠복하던 윤나영은 본능적으로 박영근을 쫓았다. 목이 졸리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도 윤나영의 끈질김 덕분에 박영근을 체포할 수 있었다. “어디 겁도 없이 여자가 혼자 쫓아가”라고 타박했던 강동철(박성웅 분)은 미쓰윤이 잡았으니 조서를 쓰라며 윤나영을 동료로 인정했다. “아픈 사람을 돌봐줬을 뿐”이라며 범죄가 아니라는 뻔뻔한 박영근에게 “당신의 도움이 그 사람들을 더 아프고 힘들게 했다. 그건 명백한 범죄”라고 똑 부러지게 말하는 윤나영은 어느덧 형사로 성장해 있었다.
회가 거듭될수록 합을 맞춰나가는 복고수사팀의 끈끈한 팀플레이는 꿀잼력을 높였다. 홀로 지내는 한태주를 위해 잔치 음식을 손수 싸다 주는 강동철, 연탄 가는 법을 세세하게 가르쳐 주는 윤나영의 모습은 훈훈한 인간미와 동료애를 보여줬다. 또한, 당시에는 생소한 ‘스토킹’ 이야기를 하는 한태주의 황당한 말에 귀를 기울이고, 경찰서 잡일만 하던 윤나영에게 조서를 맡기는 등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은 수사의 유기적인 리듬감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었다.
윤나영의 성장은 하나의 축을 구축하며 공감을 자아냈다. 범행 수법이 유사한 이주영의 사건을 기억했고, 이주영과 한말숙의 공통점, 박영근의 심리 프로파일링까지 완벽하게 성공하는 등 매 순간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며 ‘윤왓슨’으로서의 활약을 펼쳤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는 동철의 명령에도 범인을 악바리처럼 물고 늘어지던 윤나영이 첫 조서를 쓰며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순간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잃어버린 한태주의 기억이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며 미스터리도 짙어졌다. 어머니 김미연(유지연 분), 고모 한말숙과 한태주의 만남은 ‘라이프 온 마스’만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태주의 기억이 2018년과 1988년의 연결고리를 풀 열쇠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가족과의 기억은 궁금증을 자극했다. 룸살롱에서 사우디에 일하러 갔다던 아버지 한충호(전석호 분)를 마주한 한태주의 눈빛은 다시 충격 엔딩을 선사했다. 한충호가 한태주 미스터리를 풀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지 시청자의 추리력을 풀가동시키며 긴장감을 높였다.
한편 ‘라이프 온 마스’ 6회는 오늘(24일) 밤 10시 20분 OCN에서 방송된다.
동아닷컴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