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윤의 눈] 부진한 독일 수비에 약점은 있다

입력 2018-06-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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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요하임 뢰브와 미팅중인 독일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별리그 2경기를 통해 드러난 독일의 경기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1승1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전통적인 강호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우선 공격을 보면 전체적으로 볼 터치 횟수는 많은데 위험지역까지 다가서서는 상대의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는 횟수가 많지 않았다. 공간 침투 혹은 패킹(상대 수비수 사이사이로 패스를 넣는 횟수)이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볼을 받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 둔한 움직임, 이를 활용해야 하는 한국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수비할 때 독일 선수들이 가능한 오래 볼을 갖고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독일 선수들이 중앙이 아니라 사이드 쪽으로 볼을 내보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는 멕시코와 스웨덴이 이미 잘 보여줬다. 두 팀은 독일과의 경기에서 수비를 많이 내리면서도 좌우 폭을 좁혔다. 측면을 어느 정도 허용하더라도 중앙 쪽에서 공간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었는데 독일 공격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준비했다는 걸 보여준다.


독일은 수비에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제대로 된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다. 사미 케디라를 수비형 미드필더 베스트 멤버로 생각한 것 같은데 수비력이 예전만 못하다. 토니 크로스는 사실상 게임 메이커이지 수비형 선수는 아니다. 그렇다보니 독일은 상대 역습 때 미드필드에서 저지선을 구축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때문에 상대 역습 때 중앙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를 바로 막아야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중앙수비수 또한 아쉽다. 역량이 좋은 선수들인데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공격수가 중앙수비수 2명 사이를 파고들면 어느 정도 정해진 역할에 따라 나눠 수비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 또한 상대의 역습시에 출발이 늦는 장면도 자주 보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이승우(오른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한국이 역습에서 성공하려면…


한국 입장에서는 수비에서 볼을 차단했을 때 빠르게 측면이나 중앙으로 연결하고, 그 다음 패스를 독일 중앙수비수 2명 사이를 파고드는 쪽으로 역습 형태를 가져가는 게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 부분에서 공격 2선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우, 문선민 등 빠른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해 보이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손흥민, 황희찬도 스피드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독일은 선수선발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젊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선발해 새로운 동력을 가져갔다면 더 좋았을 텐데 기존 선수들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체력적으로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선수들개인 기량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 스프린트 횟수가 잘 안 보인다. 반대로 스웨덴, 멕시코 선수들은 볼을 잡았을 때 순간적으로 스프린트를 가져갔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독일은 체력적으로나 컨디션 측면에서 완벽한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독일이다. 능력과 경험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인내심을 잃으면 자칫 대패할 가능성도 있다. 완벽한 수비 밸런스를 갖추고 상대가 쉬운 공격을 못하게 버텨야 한다. 독일이 공간을 내준다고 무작정 튀어 나가면 역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면서 많은 골을 허용할 수도 있다. 양면성이 있는 경기라고 본다. 우리에게 기회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 김세윤 전 축구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후 제주 유나이티드, 서울 이랜드FC 등 프로팀에서 활동해왔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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