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부지’ 보고 자란 ‘리더’ 나성범의 가치

입력 2018-06-28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NC는 2014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가을야구에 진출한 강호였지만 올해 최하위로 추락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팀이 추락을 거듭할 때 일수록 밖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클럽하우스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NC는 2013년 1군 데뷔시즌부터 팀의 리더였던 이호준이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했다. 선수들과 팬들은 이호준의 이름과 아버지를 합성한 ‘호부지’로 부를 정도로 깊이 존경했고 신뢰했다.


이호준은 2013년부터 나성범을 매우 아꼈다. 1군 데뷔를 앞둔 나성범을 가리키며 “앞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할 슈퍼스타가 될 친구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나성범도 이호준을 따르며 팀은 항상 밝은 분위기로 이끄는 특유의 따듯한 리더십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올해 프로에서 7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나성범은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됐다. NC 선수단은 베테랑 타자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더 젊어졌다.


팀 성적이 좋지 않고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 질수록 자신의 개인 성적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러나 나성범은 달랐다. 26~28일 1위 두산과 3연전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우리 신나게 경기하자, 어려울 때 일수록 신바람 나게 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타격 훈련 중에는 계속 동료들을 응원했고 장난도 치며 팀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아직 이호준처럼 걸쭉한 농담으로 동료들의 배꼽을 잡게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말 한마다 한 마디가 따뜻하고 가장 열심히 뛰는 모습은 솔선수범이다.


나성범은 “슈퍼스타가 될 거다”는 이호준의 예언처럼 진정한 슈퍼스타의 자격 리더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마산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