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밝힌 ‘여중생A’…영화와 원작, 무엇이 다른가

입력 2018-06-29 1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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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밝힌 ‘여중생A’…영화와 원작, 무엇이 다른가

열여섯 살 여중생 ‘미래’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6월 유일한 힐링 무비로 자리잡은 ‘여중생A’. 영화를 연출한 이경섭 감독이 영화와 원작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해 눈길을 끈다.

취미는 게임, 특기는 글쓰기, 자존감 0%의 여중생 '미래'가 처음으로 사귄 현실친구 '백합'과 '태양', 그리고 랜선친구 '재희'와 함께 관계 맺고, 상처 받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인 ‘여중생A’. 2016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 수상,네티즌 평점 9.9점을 기록하며 연재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동명 원작 웹툰의 영화화로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개봉 후 원작이 가진 의미를 잘 살리면서, 영화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아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화를 연출한 이경섭 감독이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감독의 성공적인 집중과 선택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와 메시지이다. 원작 웹툰은 2년 동안 연재되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영화는 2시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경섭 감독은 “원작은 미래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담고 있지만, 영화는 미래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 어른들의 이야기를 많이 뺐다”며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미래의 유일한 휴식처 ‘원더링 월드’

주인공 ‘미래’는 가족과 학교라는 현실이 아닌 게임과 게임 친구들 사이에서 위안을 얻는다. 때문에 원작과 영화 모두 게임 속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 ‘여중생A’ 속 게임 장면들은 김환희와 정다빈 등 배우들이 직접 게임 캐릭터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 여기에는 이경섭 감독의 의도가 숨어있다. 잘 들어보면, 주인공 ‘미래’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에는 성우의 목소리가 입혀져 있다. 감독은 이것이 ‘미래’의 무의식이자 환상처럼 보이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백합’, ‘태양’, ‘노란’ 등 ‘미래’의 반 친구들이 게임 속 친구로 등장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아픔을 가진 노란 머리의 랜선친구 ‘재희’

원작 연재 당시 ‘미래’와 더불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 ‘재희’. 노란 머리에 사차원인 듯 엉뚱한 면모를 보이지만 누구보다 ‘미래’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랜선친구 ‘재희’는 김준면이라는 배우를 통해 살아 숨쉬는 인물로 재탄생했다. ‘재희’는 원작과 달리 인형 탈을 쓰고 프리허그를 하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감독은 “재희에게는 아픈 상처가 있지만 잘못도 있다. 용서를 빌기 위해 친구를 기다리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우연히 인형탈을 생각해냈다. 탈을 쓰니까 표정은 똑같지만 그 몸짓에서 지치고 처량한 느낌이 뿜어져 나왔다”고 전했다.

대머리 담임 선생님 or 난 선생님

한편 원작과 다르게 변한 부분도 있다. 원작의 담임 선생님은 사려 깊은 모습으로 ‘미래’에게 도움과 용기를 주지만, 영화에서는 학생들을 등한시하고 난만 챙기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담임 선생님 역은 베테랑 배우 이종혁이 맡아 특별출연임에도 등장하는 때마다 깨알 같은 웃음을 전한다. “우리 영화에는 제대로 된 어른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소개한 이경섭 감독은 “‘미쓰홍당무’를 재미있게 봤는데 이종혁 씨가 거기서도 선생님으로 나오는데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 다소 무거운 영화의 이야기를 상쇄시키는 방향으로 연출했다. 초반에는 얄밉게 나오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이다”라며 담임 선생님의 캐릭터를 바꾸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원작이기에 영화에 쏠리는 관심은 더욱 컸을 터. 감독의 끝없는 고민과 노력 덕분에 많은 이들의 인생 웹툰으로 불리는 원작은 이제 인생영화로 탈바꿈 중이다. 원작 작가 허5파6 또한 영화화가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만족하며 응원을 많이 해줬다는 후문. 관객들 역시 “오랜만에 보는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 “여중생A는 장미래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이기도” 등 진심이 가득 담긴 응원을 보내며 추천을 아끼지 않고 있다.

큰 스케일의 대작이 이어지는 최근 극장가, ‘여중생A’는 따스한 감성을 가진 단 하나의 힐링무비로 호평 받으며 작지만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절찬 상영중.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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