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출신’ 한국형 GM야구의 성공시대

입력 2018-07-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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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전반기 1∼4위 팀의 공통점은 모두 선수출신 단장이 팀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 김태룡, 한화 박종훈, SK 염경엽, LG 양상문 단장(왼쪽부터)은 현장 지휘자인 감독과 빼어난 소통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이글스

포스트시즌 직행 달려가고 있는 1~4위 공통점은 선수출신 GM
빼어난 현장과 소통능력, 장기적인 육성 비전이 강점


2018 KBO리그는 팀 당 49~56경기를 남겨두고 후반기 치열한 순위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20일까지 상위 4팀은 1위 두산~2위 한화~3위 SK~4위 LG가 차지하고 있다. LG와 5위 넥센과 게임차는 5경기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4강과 중하위권의 격차는 페넌트레이스가 후반으로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1~4위 팀은 매우 특별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 선수출신 GM(단장)이 프런트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선두 두산은 한국형 GM의 개척자로 불리는 베테랑 김태룡 단장이 외국인 전력을 포함한 세대교체를 뒷받침하며 우승컵 탈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위~4위 팀들은 한발 더 나아가 모두 프로야구 감독 출신 단장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한화 박종훈, SK 염경엽, LG 양상문 단장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양 단장은 자신이 감독을 했었던 팀에서 단장이 된 첫 주인공이다. 본격적인 선수출신 단장 주류 시대가 시작된 지 2~3년. 선수출신 단장들은 KBO리그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 하고 있다.


● 선수출신 GM의 전성시대


공교롭게도 올해 페넌트레이스는 1~4위를 벗어나 선두부터 6위까지가 모두 선수 출신 단장의 팀이 포진해 있다. 리그 전체 10명의 단장 중 선수출신 6명이 1~6위, 야구선수로 뛴 적이 없는 경영전문가 단장 4명의 팀이 7~10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선수출신 단장이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야구선수였다는 공통점 외에 주요 경력과 구단 내 영향력, 성향 등 다른 점도 많다. 그러나 선수출신 단장 대부분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팀을 바라보고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뛰어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야구단의 무게 중심이 프런트로 기울어가는 흐름 속에 선수출신 단장들은 현장 감독을 깊이 예우하며 마찰을 최소화하는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유능할 수 있는 부분이다.


● 해답을 찾아가는 한국형 GM야구

과거 프로야구는 제왕적 감독들이 팀을 완벽히 통제하는 사례가 많았다. 트레이드를 주도했고 스카우트에도 관여했다. 불과 몇 해 전 한 감독은 “우리는 당장 성적을 내야하는 전력이다. 고졸신인보다 즉시전력화가 더 빠른 대졸신인 위주로 뽑아 달라”는 의견을 말하고 실제로 이 전략이 반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감독이 현장지휘에 집중하고 단장이 전력구성을 책임지는 역할 구분이 이뤄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한국문화 특성상 단장과 감독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선수출신 베테랑 프런트로 2011년부터 GM을 맡고 있는 두산 김태룡 단장은 “경기인 출신은 감독과 대화주제가 더 많다. 그만큼 서로 선을 지키며 더 편하게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 1군 감독이 잘 싸울 수 있게 좋은 전력을 만드는 것이 우리 일이다. 두산은 이를 이해 퓨처스팀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퓨처스팀은 말 그대로 2군이 아닌 미래전력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이 일으킨 LG의 새로운 신바람 야구를 함께하고 있는 양상문 단장은 반짝 한해가 아닌 강팀으로 지속 가능한 전력을 꾸리기 위해 큰 비판을 감수해왔다.

박종훈 감독의 뚝심도 재조명되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한용덕 감독에게 집중되고 있지만 막대한 투자로 외부영입에만 집중했던 팀의 방향을 두산에서 벤치마킹한 육성에 초점을 맞춘 추진력은 새로운 한화의 큰 힘이 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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