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열 기자의 CAR & TRACK] 과속 코너링? 슈퍼카라도 사고 못 피한다

입력 2018-07-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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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진입로에서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고. 당시 제한속도 40km인 도로에서 수입 승용차가 최고 131km로 코너를 질주하다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정차중인 택시와 기사를 들이받았고, 이로 인해 피해자인 기사 A씨가 아직까지 의식불명 상태인 중상을 입었다. 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 김해공항 사고로 본 과속 코너링의 위험성

수입차·스포츠카 성능 과신 금물
한계속도 넘으면 100% 사고 직결
진입 전 감속이 최선의 방어 운전


먼저 자동차 경주 장면을 떠올려보자.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곳은 제일 빠른 속도로 달리는 직선구간이 아니다. 오히려 속도를 줄여서 빠져나가야 하는 코너 구간이다. 프로 드라이버들조차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속도를 넘어 무리하게 코너에 진입하면 차가 스핀하거나 주행코스 바깥으로 밀려난다.

만약 자동차 레이스가 아니라 일반도로라면 어떻게 될까? 코너 과속은 사고와 직결된다. 자신은 물론 타인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행동이 바로 고속 코너링이다. ‘내 차는 수입차니까…’ 또는 ‘고성능의 스포츠카니까 괜찮다’는 것은 완벽한 착각이고 오만이다. 아무리 고성능을 자랑하는 수입차도, 심지어 고가의 슈퍼카라고 해도 한계 속도를 넘어서 코너에 진입하면 100% 사고와 직결된다.


● 코너 진입 전 속도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어 운전

지난 10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부산 김해공항 사고를 살펴보면 과속 코너링의 위험성을 절감할 수 있다. 만약 해당 차량이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속도로 주행을 했다면 3차선 주행라인을 유지하면서 코너를 빠져나가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고 영상을 분석해 보면 사고를 낸 차량은 브레이크 포인트(그림 참조)를 한참 지나 코너를 빠져나갈 때까지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이미 브레이크 포인트를 지날 때 사고는 예견되어 있었던 셈이다.

코너를 진입할 때 3차선에서 2차선 쪽으로 약간 이동했지만, 속도가 매우 높아 회전반경이 나오지 않아 4차선까지 밀려나갔다. 이처럼 코너링 중 한계 스피드를 넘어서면 원심력에 의해 차가 코너 바깥쪽으로 밀리는 언더스티어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코너 진입 스피드가 너무 높으면 코너를 돌아나가는 궤적도 함께 커지면서 주행 차선을 이탈하게 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아 급제동을 했더라도 오른쪽 콘크리트 방호벽과 충돌하였을 것이므로 사고는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나 사고가 난 도로는 약간 언덕길에 왼쪽으로 휘어 있으며, 좌우로 콘크리트 방호벽이 설치된 고가도로다. 이런 도로는 전방 차량 인식이 쉽지 않으며, 설령 발견한다고 해도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 이런 도로일수록, 아니 모든 코너에서는 평소보다 더 주행 스피드를 낮춰서 진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 도로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대방 차량은 물론 정차한 차량이 있을 것까지 예측하고 주의해 코너를 빠져나가는 것이 기본적인 방어운전 요령이다. 코너건 직선 도로건 감당할 수 없는 속도는 곧 치명적인 사고와 직결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도움말|장순호 프로드라이버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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