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아시안게임 통해 또 다른 10년을 바라보다!

입력 2018-08-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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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대회다. 앞으로 열리는 메이저 대회의 성공을 위해서는 아시안게임에서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사진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북한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대표팀.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가 또 한 번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이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8일 조별리그가 펼쳐지는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 반둥으로 향한다. 12일(한국시간) 오후 6시 바레인과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시작으로 4년 전 인천대회에 이어 대회 2연패에 나선다.

7월 3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 대표팀은 현지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지붕과 육상트랙이 마련된 파주스타디움, 고양종합운동장을 오가며 담금질을 진행 중이다.

AG는 우리 입장에서 허투루 치를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특히 남자선수들에게는 병역혜택이 걸린 무대다. 올림픽은 3위까지 군 복무를 피할 수 있으나 AG는 시상대 꼭대기에 올라야만 한다.

이렇듯 동기부여가 확실한 어린 태극전사들은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사상 최악의 폭염을 뚫고 성실히 담금질을 하고 있다. A매치처럼 선수 의무차출 규정이 적용되지 않지만 구단들은 선수 차출을 반긴다. 소집기간에는 전력으로 활용할 수 없더라도 핵심 자산이 병역의 자유를 얻으면 가치가 폭등하기 때문이다. 타 팀 이적 혹은 해외 진출이 훨씬 유리해지는 건 물론이다.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앞두고 축구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차출 여부였다. 2017~2018시즌이 종료된 직후인 5월부터 국가대표팀에 소집, 러시아월드컵 여정에 참여하느라 쉴 틈이 없었던 손흥민을 과연 토트넘이 풀어줄 것이냐에 시선이 쏠렸다.

대한축구협회도 올해 초 손흥민의 계약연장 협상에 맞춰 AG 차출관련 논의를 토트넘과 일찌감치 진행했다. 연말 친선 A매치 일부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될 아시안컵 조별리그 1·2차전에 출전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협의에 성공했다. 토트넘 역시 손흥민의 병역 해결을 누구보다 바라는 터라 협의 도출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물론 나머지 선수들도 간절하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숱한 선방 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27·대구FC)도 병역에서 자유로워져야 평생의 꿈인 유럽 진출을 일굴 수 있다. 월드컵 이후 많은 유럽 클럽들로부터 러브 콜이 쇄도했음에도 도전을 미룬 그로선 또 한 번 인생역전에 나설 기회다. 성인대표팀의 꾸준한 부름을 받아온 중앙수비수 김민재(22·전북 현대) 역시 불의의 부상으로 날린 생애 첫 월드컵 출격에 대한 아쉬움을 아시안게임에서 풀어낼 참이다.

한국축구의 향후 10년을 짊어진 청춘들의 퍼포먼스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분위기 반전이다. 확실한 성공도, 온전한 실패도 아닌 모호한 월드컵에서의 안타까움을 딛고 4년 전에 이은 또 다른 르네상스를 열어야만 다가올 메이저 이벤트인 2020도쿄올림픽~2022카타르월드컵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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