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거침없는 무력시위, 홈런왕 경쟁구도 재편된다!

입력 2018-08-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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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왼쪽)의 맹타에 상대는 맥없이 허물어졌다.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번 타자 박병호는 28·29호 홈런을 연달아 쏘아 올리며 홈런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5회초 1사 1루에서 2점 아치로 시즌 29호 홈런을 완성한 박병호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왼쪽)의 맹타에 상대는 맥없이 허물어졌다.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번 타자 박병호는 28·29호 홈런을 연달아 쏘아 올리며 홈런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5회초 1사 1루에서 2점 아치로 시즌 29호 홈런을 완성한 박병호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야말로 원 없이 배트를 마음껏 휘둘렀다. 넥센 히어로즈가 KT 위즈 마운드를 폭격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 중심에 4번타자 박병호(32)가 있었다.

박병호의 후반기 홈런 페이스는 무섭다. 종아리 부상으로 36일간 자리를 비운 전반기 63게임에서 19개의 홈런을 터트린 그는 5일 수원 KT전 포함 후반기 16게임만에 10개의 아치를 그렸다. 총 29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1위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35개)에 6개, 2위 김재환(두산 베어스·32개)에 3개차로 따라붙었다. 몰아치기에 능한 박병호의 특성을 고려하면, 홈런왕 경쟁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메이저리그(미네소타)에 진출한 2016시즌 전까지 4년(2012~2015시즌) 연속 홈런킹에 올랐던 그가 유턴 첫해에도 왕좌에 오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병호의 무서운 홈런 페이스는 세간의 우려를 지워낸 결과라 의미가 크다. 그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을 때 넥센의 홈구장은 목동구장이었다. 펜스거리가 좌우 98m, 중앙 118m(높이 2m)로 다른 구장과 견줘 짧았던 탓에 구장의 영향이 있었다는 말도 들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현재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의 펜스거리는 좌우 99m, 중앙 122m, 높이 3.8m다. 박병호는 고척돔에서도 14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진정한 거포임을 입증했다. 전체 29개 홈런 타구의 방향도 왼쪽과 가운데 각각 11개, 오른쪽 7개로 고르게 형성했다.

KT전에서도 무력시위는 계속됐다. 6-0으로 앞선 2회 KT 선발투수 박세진의 5구째 직구(시속 138㎞)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28호)을 기록했고, 12-0이던 5회에는 고창성의 초구 시속 136㎞ 투심패스트볼을 걷어올려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2점홈런(29호)으로 연결했다. 몸쪽 낮은 코스의 공을 엄청난 힘으로 받아쳐 KT위즈파크의 가장 먼 곳으로 넘긴 것이다. 2개의 홈런 비거리는 모두 125m였다. 경기 전 “(박)병호는 그냥 그 자리(4번타자)에 두고 싶다”던 넥센 장정석 감독의 믿음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4번타자가 2홈런 포함 4타점 3득점으로 힘을 내니 넥센 타선 전체에 ‘해피 바이러스’가 퍼졌다. 부진했던 마이클 초이스가 8회 2점홈런(17호)을 추가하는 등 올 시즌 처음(KBO리그 3번째)으로 선발타자 전원안타와 득점을 동시에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전까지 경기당 득점지원이 3.48점에 불과했던 넥센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모처럼 화끈한 타격을 감상하며 8.1이닝 8안타 1볼넷 6삼진 2실점으로 팀의 20-2 대승을 이끌고 시즌 6승(6패)째를 거뒀다. 넥센은 3연승을 달리며 53승56패로 5위를 지켰다.

수원|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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