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정상 향한 U-23 김학범호의 유쾌한 발걸음…이란 완파하고 8강!

‘빛승우의 추가골!’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 공격수 이승우(오른쪽)가 23일 이란과의 16강전에서 후반 10분 2-0으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넣은 뒤 자신을 얼싸안은 손흥민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통산 5번째(공동 2회), 2회 연속 아시안게임(AG) 정상을 향한 유쾌한 도전을 이어갔다.

김학범(58)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치카랑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AG 남자축구 16강전에서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의 연속 골을 앞세워 ‘숙적’ 이란을 2-0으로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이란과의 AG 상대전적을 4승2무4패 동률을 만든 한국은 이로써 같은 날 홍콩을 3-0으로 완파한 우즈베키스탄과 27일 치카랑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대회 4강 티켓을 다툰다. 준결승전은 29일, 결승전 및 3·4위전은 9월 1일 펼쳐진다.

한국은 초반부터 흐름을 주도했다. 황의조를 원 톱, ‘2018러시아월드컵 콤비’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이승우를 윙 포워드에 포진시킨 U-23 대표팀은 다양한 위치에서 슛을 적극 시도해 분위기를 띄웠다.

전반 19분 중앙 미드필더 황인범(22·아산 무궁화)이 시도한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아 아쉬움을 삼킨 어린 태극전사들의 퍼포먼스는 하프타임을 5분여 남기고 결실을 맺었다. 조별리그에서 4골을 터트린 황의조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잡은 황인범이 문전 중앙으로 흘려줬고 이를 가볍게 밀어 넣었다. 대회 5호골.

U-23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기대이하의 모습으로 큰 실망을 안겼다. 바레인을 6-0으로 완파, 첫 단추를 잘 꿰었으나 말레이시아와 2차전에서 1-2로 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키르기스스탄을 꺾고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최악의 사태를 피했으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라 가시밭길 여정이 예고된 가운데 U-23 대표팀에게는 또 다른 출혈이 있었다. 핵심 중앙수비수 김민재(22·전북 현대)의 경고누적 결장. 그래도 김 감독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우리 뒤는 낭떠러지”라는 강렬한 표현으로 제자들의 투쟁심을 살린 그는 감기몸살로 교체로만 나선 이승우를 처음 선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유럽파의 동반 출격으로 측면이 활발해지자 팀 전체가 살아났다. 황의조의 골도 측면에서 찾은 공간에서 시작됐다.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상승무드를 이어갔다. 이란의 거친 역습을 잘 차단한 뒤 사이드를 빠르게 파고들어 공세를 유지했다. 후반 10분 드디어 추가골이 터졌다. 상대 문전 왼쪽에서 볼을 잡은 이승우가 이란 수비 3명을 따돌린 뒤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킥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대회 첫 골.

추가골 직후 한국 벤치는 공중 볼 경합 중 가벼운 부상을 입은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27·대구FC)를 선수보호 차원에서 송범근(21·전북)으로 교체했으나 딱히 위협은 없었다. 오히려 다급한 이란이 전진해 발생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기세를 이어갔다. 결국 두 골차 쾌승, 위기에서 더 강한 한국축구의 진면모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