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민지혁vs한명구…제작자들 “배우에게 오디션비 요구? 말도 안 돼”

입력 2018-09-03 18:1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이슈] 민지혁vs한명구…제작자들 “배우에게 오디션비 요구? 말도 안 돼”

배우 민지혁과 영화 제작자이자 연출자 한명구 감독이 ‘배우의 오디션 참가비용’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가운데 국내 유명 제작사 대표들이 해당 문제에 의견을 내놨다.

발단은 지난 1일 민지혁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장문의 글. 민지혁은 “프로필 투어를 열심히 하는 배우 동생에게 받았다”면서 영화 ‘님의 침묵’의 제작사 시네마서울의 행태를 폭로했다. 해당 글과 문자 캡처본을 통해 민지혁은 시네마서울 측이 오디션에 참가한 배우들에게 간식, 음료, 서류발송, 청소비 등을 명목으로 오디션 비용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1만원이었던 오디션 비용은 3시간 후 5000원으로 변경됐다.

민지혁은 ‘자유연기 15초’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민지혁은 “오디션을 아느냐. 아니면 연기를 아느냐. 15초짜리 자유연기는 도대체 뭐냐. 한 마디 대사를 보려고 하는 것이냐. 인사만 해도 4~5초는 지나간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오디션이냐”고 말했다.

민지혁은 다음날 2차 폭로를 이어나갔다. 그는 “한 감독과 아는 지인과 통화했다. 그 지인이 ‘오디션 지원자가 8000명이 됐고 1만원은 좀 그래서 5000원으로 수정한 것’이라고 하더라. ‘홍보 효과를 위해 오디션장에 기자들을 불렀고 기자 4명에 240만원이 들었다’고 하더라. 기자들 부른 비용을 왜 배우들이 감당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한명구 감독은 3일 동아닷컴에 입장을 밝혔다. 한 감독은 “배우에게 오디션 비용을 받는 것은 일종의 관행이다. 우리만 받은 게 아니다. 외국에서도 받는 사례가 있었고 국내에서도 영화사마다 다르지만 더러 있었던 일”이라며 “장소 대여와 청소비 그리고 오디션에 참가한 배우들에게 제공할 다과 비용으로 오디션비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참가자의 다과 비용을 굳이 또 다른 배우가 부담해야 할 의무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커피 한 잔 값 아니냐. 다른 배우들은 비용을 내고 오디션을 봤다. 조금만 이해하고 넘어가면 되는 건데 본인이 오디션 보러 온 것도 아니면서 글을 썼더라”고 토로했다.

‘자유연기 15초’와 기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민지혁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한 감독은 “아는 기자들이 오디션 현장에 온 것은 맞으나 금품을 제공한 적은 없다. 같이 밥만 먹었지 홍보 기사가 나가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름도 모를 무명 배우의 이야기만 듣고 최초 보도한 매체와 민지혁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배우에게 오디션 비용을 받는 것을 ‘관행’이라고 주장한 한명구 감독. 하지만 국내 대표 영화 제작사의 대표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악의 연대기’ ‘터널’ ‘범죄도시’ 등을 제작한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대표는 동아닷컴에 “오디션과 관련된 비용은 제작비에 속한다. 투자 배급사가 치러야 할 비용을 왜 배우 지망생들에게 받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행이라니 말도 안 된다. 비상식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또 다른 유명 제작사의 대표 또한 “말도 안 된다.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 제작사도 배우에게 오디션 비용을 받은 적도 없고 받을 생각도 한 적 없다.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배우 매니지먼트 관계자의 입장도 마찬가지.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배우가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았으면 받았지. 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