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많은 소녀’ 감독 “자전적 이야기…당시 내 감정 담았다”

입력 2018-09-05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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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많은 소녀’ 감독 “자전적 이야기…당시 내 감정 담았다”

김의석 감독이 ‘죄 많은 소녀’을 만들게 된 과정을 밝혔다.

김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죄 많은 소녀’ 기자간담회에서 “‘죄 많은 소녀’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 교육과정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정도 시나리오 작업 끝에 만들었다. 내가 살면서 겪은 상실감과 죄책감 등을 가지고 오래 고민하고 다듬어서 만들었다”며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 등은)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조금 두렵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된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잘 견디고 있다”고 털어놨다.

‘죄 많은 소녀’는 김 감독의 자전적인 스토리를 허구적으로 그린 작품. 구체적인 질문이 나오자 김 감독은 “죄송합니다”라고 머뭇거리다 이야기를 풀어냈다.

김 감독은 “학창시절 소중한 친구를 잃고 큰 상실감을 느꼈다. 친구가 실종된 상황에서 다들 암묵적으로 그 친구가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내가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사랑했던 소중한 친구인데 그를 완벽히 옹호해주지 못하고 스스로 변호하는 모습을 봤다. 생각보다 비열하고 치졸한 방식으로 살아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야기는 허구지만 그때 느낀 내 감정을 담았다. 각 캐릭터에 쪼개서 담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영화 속 캐릭터들은 모두 죄가 없어서 자기를 변호하는 게 아니라 누구보다 자책하고 있다. 죄를 떠안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의심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다고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결백하기에 발악한다’고 생각하면 영화가 1차적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죄 많은 소녀’는 한 여학생(전소니)의 죽음 이후 가해자로 몰린 친구 영희(전여빈)가 학교를 떠났다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의석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지난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받았다. 이 영화를 통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은 전여빈을 비롯해 고원희 이봄 서영화 서현우 유재명 등이 출연했다. 9월 13일 개봉.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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