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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기억’(다산책방)은 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줄리언 반스의 최신작입니다. 출판사는 ‘영국 문학의 제왕 줄리언 반스가 쓴 단 하나의 연애소설’이라고 홍보하고 있죠.
상당히 파격적인 연애 이야기입니다. 일흔 즈음에 접어든 남자가 50년 전 예기치 않게 자신의 첫사랑을 만난 사건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그 50년 전의 사랑이란 것이 막 어른이 되려 하는 19세 청년과 48세 중년 여인의 사랑입니다.
선택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는 감정이 두 사람을 휩싸 타오르게 하던 순간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첫사랑은 삶을 영원히 정해버린다”라는 남자의 독백이 오래 오래 남습니다.
“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워하겠는가. 그게 단 하나의 진짜 질문이다, 라고 나는, 결국, 생각한다.”
문장 속에 가득한 쉼표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당신은, 결국,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