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 “나를 돌아보는 시간…앞으로 보여드릴 모습 많다”

입력 2018-09-05 22: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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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 사진제공|LG 트윈스

기나긴 어둠의 통로를 빠져나와 스스로 빛을 되찾았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치르는 내내 LG 트윈스 오지환의 머릿속에는 ‘경기에 나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이 존재했다. 주장 김현수를 비롯한 선배들의 마음도 같았다. “네가 할 것만 열심히 하면 된다”며 힘을 실어줬다.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면제 혜택을 이유로 지나친 여론의 비난을 받았지만, 오지환은 모두 감내했다. 5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전을 마친 뒤 만난 오지환은 “이야깃거리가 된 것 만으로도 죄송한 마음이 제일 컸다”며 “들어야 할 말을 들었다고 생각한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방법뿐이었다. 나란 사람을 되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됐다”고 털어놨다.

본인보다는 가족의 상처가 더욱 아팠다. 오지환은 “부모님께 제일 죄송하다. 멀리 떨어져 지내 기사로만 소식을 접하신다. 기뻐도 하셨지만, 많이 우셨다고 들었다”며 “자식된 도리를 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말을 아낀 대신 몸으로 직접 제 마음을 꺼내 보였다. 오지환은 4일 KT전서 솔로 홈런을 터트린데 이어 5일 역시 3타수 3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팀의 4-3 승리에 일조했다. 오지환은 “(입대를 미룬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경찰청에 두 차례 떨어져 더 열심히 하려고 했고, 나로선 힘든 결정이었다”며 “지금 당장 야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보여드릴 모습이 많다. (소속팀의) 남은 경기에서 얼마나 절실하고 팀에 도움이 되는지 돌아보고 열심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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