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민 영웅 박항서 감독 귀국 “부담되지만 즐기겠다”

입력 2018-09-06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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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된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보름가량 국내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고 그동안 떨어져 지낸 가족, 지인들과 만나면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베트남에서 박 감독의 위상은 엄청나다. 아시아 축구 무대에서 베트남은 변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박 감독이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대표팀 총괄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베트남을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AFC주관 대회에서의 결승 진출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는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일으켰다. 비록 메달 획득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국, 일본, 이란,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강국들이 대거 출전한 AG에서 베트남이 4강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베트남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크지 않았다.

박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대회(AG)에 나가기 전 (우리나라로 치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잠깐 미팅을 했다. 장관님이 ‘AG는 예선만 통과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 베트남 언론도 AG에 기대를 많이 하지 않는다는 느낌은 받았다”고 말했다.

U-23챔피언십에 이어 AG에서도 베트남이 승승장구 하자 베트남 전역은 난리가 났다. 매 경기마다 하노이, 호치민 등 베트남 주요도시는 축구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박 감독은 “베트남 국민들이 많이 반겨주더라. 언어소통이 안 되고 신문을 못 읽지만 사진이 TV에 나온다. 길에 나가면 국민들이 감사의 표시를 한다. 느낌으로 알고 있다”고 베트남 분위기를 설명했다.

두 대회 연속으로 돌풍을 일으킨 베트남은 11월 태국에서 열리는 스즈키컵 대회에 출전한다.

스즈키컵은 동아시아 최대 축구 대회로 베트남은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감독은 10월 A대표팀 한국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박 감독은 “갈수록 부담이다. AG에서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얼떨결에 성적이 났다. 부담이 되지만 걱정한다고 될 것도 아니다. 즐기면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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