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솔미의 일본TV 엿보기] 日 3개 방송사 합작 드라마, 지상파·케이블의 벽을 깨다

입력 2018-09-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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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투어리스트’의 오노 마치코(왼쪽)와 미우라 하루마. 사진제공|TBS

드라마 ‘투어리스트’의 오노 마치코(왼쪽)와 미우라 하루마. 사진제공|TBS

일본 방송사들의 영역을 파괴한 색다른 시도가 눈길을 끈다.

일본의 지상파 방송사 TBS와 도쿄TV, 케이블 방송사 WOWOW가 합작해 옴니버스 형식의 3부작 드라마 ‘투어리스트’를 28일, 10월1일과 7일 각각 방영한다. TBS, 도쿄TV, WOWOW 순으로 세 방송사가 한 회씩 내보낸다.

‘투어리스트’는 한 남성(미우라 하루마)이 아시아 각국에서 만난 3명의 여성(오노 마치코, 미즈카와 아사미, 이케다 에라이자)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태국 방콕, 대만 타이베이, 베트남 호치민을 배경으로 각각의 도시에서 올 로케로 3명의 연출자가 촬영을 진행했다.

이전에도 방송사 간의 컬래버레이션은 존재했다. 2012년과 2014년에 방영한 ‘더블페이스’와 ‘모즈’는 TBS와 WOWOW가 합작해 당시 높은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당시는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두 방송사의 컬래버레이션이었지만 이번엔 두 지상파와 한 개의 케이블 방송이 뭉쳤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지상파보다 케이블 방송사가 이야기 소재가 다양하고, 연출 방식에 있어 제한이 적어 시청자 입장에서는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케이블 방송사의 강점과 지상파 방송사의 영향력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방송사마다 지니고 있는 정통성과 고유의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의 즐거움은 3배가 된다.

지금까지 없었던 이색 프로젝트에 참여한 출연자들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3회에 모두 출연한 미우라 하루마는 “각 회마다 바뀌는 스태프들과의 작업은 신선했다”고 했다. 여주인공 미즈카와 아사미는 “이러한 형태로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사들은 케이블 채널의 비약적인 성장세를 견제하기 바쁘다. 지상파들은 “케이블이 지상파보다 방송 규제가 덜하기에 시청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한계’를 항변한다. 하지만 상대를 견제만 하기보다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제작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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