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찾은 구대성, 울컥한 이글스 팬들

입력 2018-10-20 1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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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가져라” 대전 찾은 구대성, 울컥한 올드 이글스 팬들

‘대성불패’ 구대성(49) 질롱코리아 감독이 간만에 대전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올드 이글스팬’의 눈시을을 붉힌 시구였다.

구대성 감독은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차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구 감독은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해외 무대에 도전했던 5년을 제외하면 1993년부터 2010년까지 오직 이글스 유니폼만 입었다. 이날은 비록 상의만 유니폼 차림이었고 현역 시절보다 다소 체중이 붙긴 했어도 특유의 투구폼만큼은 그대로였다. 공은 포수 미트에 정확히 빨려 들어갔다. 구 감독이 시구를 마친 순간 한화 팬들은 열광적인 함성을 아낌없이 보냈다.

시구 전 취재진과 만난 구 감독은 “은퇴 후 2016년 홈 개막전 때 시구를 한 적이 있다. 좋은 자리에 오랜만에 다시 오게 돼 감격”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구 감독은 전날(19일) 1차전 경기도 봤다. 비록 한화는 2-3으로 분패했지만 “늘 하던대로 자신 있게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용덕 감독은 물론 다른 선수들과는 나이 차 때문에 쉽사리 연락하지 못했지만, 이날 경기 전 응원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구대성 감독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찾아온 팬들이 많았다. 현역시절부터 그의 열성팬이었던 이재석(36) 씨 역시 빙그레 시절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다. 특이하게도 현역시절 별명인 ‘대성불패’를 한자로 새겼다. 이날 구 감독의 시구 소식이 전해지자 옷장 속 묵혀뒀던 구 감독의 유니폼을 간만에 꺼내입은 것이다. 그는 “(시구 소식을 듣고) 힘들게 표를 구했다. 마운드에 선 모습을 간만에 봤는데 울컥했다. 살이 찌긴 했어도 여전한 대성불패였다”고 밝혔다. 이어 “구대성의 기를 이어받아 선수들이 승리했으면 좋겠다. 느낌이 좋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이날 경기 관람을 위해 구 감독 유니폼을 입고 대전을 찾은 민수범(52) 씨는 “감독님 사인을 받고 싶었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마운드에 선 구대성의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미소 지었다.

대전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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