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와 14년 여정 종료’ 전북, 새 시대는 어떻게 열릴까?

입력 2018-10-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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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부흥을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에서 새로운 인생을 열어 젖힌다. 2005년부터 이어온 최 감독과 전북의 14년간 동행도 막을 내리게 됐다. 스포츠동아DB

위대한 14년 동행이 막을 내린다.

2005년 7월부터 K리그1 전북 현대 사령탑을 맡았던 최강희(59) 감독이 결국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전북은 22일 “최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의 감독 제의를 수락했다. 구단은 계약기간(2020년)이 남아있지만 새로운 무대에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도전을 결심한 최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건이 대단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계약기간 3년, 연봉은 최 감독 등 코칭스태프에 250억원 수준이다. 톈진은 이미 박충균(45) 전 전북 코치를 임시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올 시즌 나머지 스플릿 라운드 5경기까지 지휘한 뒤 중국으로 떠날 최 감독은 “전북에서의 모든 순간을 가슴에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골프로 시작해 골프로 내려놓다


최 감독은 야인으로 지내던 2005년 여름의 어느 날, 독일 모처에서 박항서(59) 베트남대표팀 감독과 골프를 치다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북 사령탑으로 모시고 싶다’는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전북과의 당당한 여정이 시작됐다. 숱한 위기도 역경도 있었지만 잘 버텼고, 전북을 당대 최강으로 지휘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이력을 작성한 그에게 수많은 팀들이 접촉해왔다. 특히 중국의 관심이 대단했다. 3~4년 전부터 접촉했다. 올해도 연초에 이어 2018러시아월드컵 휴식기에도 최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톈진의 정성이 가장 두드러졌다. 회장이 직접 방한했다. 최 감독도 현지를 방문해 심도 깊은 미팅을 나눴다.

이별을 결심한 것은 K리그 통산 6번째 우승을 확정지은 지난 7일 울산 현대 원정 직후였다. 열심히 뛰며 얻은 값진 결실에도 행복하지 않았다. 스스로 자극이 필요했다. 또 전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A매치 휴식기에 맞춰 톈진에 최종 결심을 전달했다. 구단에는 21일 알렸다. 전북 백승권(57) 단장과 골프를 치던 중 “새롭게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모기업(현대자동차) 보고가 22일 이뤄져 긴급 처리됐다.


● 전북의 미래는 어떻게?

최 감독은 수많은 트로피를 전북에 안겼다. 올 시즌까지 K리그 6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FA컵 1회 등 9차례 타이틀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전북 고유의 브랜드가 탄생했다. 그런데 최 감독의 성과가 성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클럽 문화와 인프라까지 한 차원 성장시켰다. 유소년 육성기반을 다지고, 탄탄한 환경을 조성해 전북을 누구나 오고 싶어 하는 팀으로 만들었다.

향후 이어질 팀 개편에 시선이 쏠린다. 이동국(39) 등 베테랑 다수가 최 감독과 인연으로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주력 일부의 이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코칭스태프도 전면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백 단장은 “국내·외 감독을 총망라한 후보군을 추려가겠다. 외국인 감독 영입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귀띔했다.

● 톈진 취안젠은 어떤 팀?

2006년 창단한 톈진 취안젠은 2010년 중국 을급리그(3부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갑급리그로 승격했다. 2015년 취안젠 그룹이 구단을 인수한 뒤 외국인 감독과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성적을 끌어올렸고, 2016년 갑급리그 정상을 밟으며 사상 첫 슈퍼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성적은 26경기 7승7무12패로 전체 16위 가운데 13위에 올라있다. 현재 한국 선수로는 수비수 권경원이 몸담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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