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메릴 켈리(왼쪽)-넥센 에릭 해커. 인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해커는 1차전 넥센 선발이었던 제이크 브리검처럼 또 홈런에 무너졌다. 5회말 김강민(중월 1점), 6회말 이재원(좌중월 2점)에게 내준 홈런 두 방 때문에 호투가 물거품이 됐다.
A=해커는 선발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는데, 자신의 장기인 변화구의 위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하이패스트볼이나 몸쪽 빠른 볼을 좀더 많이 활용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변화구 위주 피칭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직구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 결정적 순간마다 홈런을 허용해 본인이 무척 아쉬웠을 것이다.
Q=켈리는 4회까지 4안타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하다가 돌연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른손이 저려서 강판을 자청했는데, 선발의 갑작스러운 교체에도 불구하고 SK 불펜은 5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버텼다.
A=켈리가 부상으로 내려간 다음 SK는 5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해 짧게 끊어가며 마운드를 운영했는데, 5회초 등판한 왼손투수 김택형은 병살과 삼진 등으로 상대 공격의 흐름을 잘 차단했다. SK는 정규시즌 동안 불펜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고민스러웠을 텐데, 7회초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준 정영일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과거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열렸다. 7회말 2사에서 SK 최정이 넥센 오주원을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SK는 페넌트레이스를 마친 뒤 2주 가량 쉬고 PO에 나섰다. 그럼에도 타격감을 잃지 않고 이틀 연속 힘의 우위를 보여줬다.
A=SK는 1차전에서 최정~김강민~김성현~박정권, 2차전에서 다시 김강민~이재원~최정 등 베테랑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단기전의 특성상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입증했다. SK는 1·2차전에서 팀 컬러를 확실히 잘 살렸다. 장타로 경기를 지배했다. 페넌트레이스를 마친 뒤 PO까지 휴식기간이 길었는데도 컨디션을 잘 맞춘 듯하다. 단기전에서 컨디션은 참 중요한 부분이다.
Q=SK는 1차전에서 4개, 2차전에서 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정규시즌 팀 홈런 1위다운 힘이 PO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A=디비전시리즈부터 월드시리즈까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도 홈런으로 경기가 결정되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단기전에서 장타력 있는 타자를 상대할 때는 볼카운트를 길게 끌고 가면서 쉽게 승부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의 장타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장타로 결정되는 경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넥센 배터리는 SK 타자들에 대한 분석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이렇게 장타를 많이 허용해서는 이길 수 없다. 7회말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린 오주원이 직구에 강한 최정을 상대로 내준 홈런은 사실상 쐐기포였다.
SK 한동민. 스포츠동아DB
Q=SK 우익수 한동민은 6회초 무사 1루서 박병호의 파울 타구를 그림 같은 호수비로 건져냈다. 또 3회초와 5회초 잇달아 1사 1·2루 위기를 맞았는데, 그 때마다 병살 플레이로 잘 벗어났다.
A=한동민은 그보다 앞서 2회초 김하성의 우전안타 때 실책을 범했다. 이 실책이 넥센의 선취점으로 이어졌다. 멋진 플레이 못지않게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평범한 타구는 확실하게 처리해줘야 한다. 넥센으로선 5회초 김규민의 병살타가 특히 아쉬웠을 텐데, 김규민처럼 경험이 적은 타자들은 타석에서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능력이 미숙할 수밖에 없다. 번트를 비롯해 여러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
조범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