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만은 막아달라” 청와대 앞에 모인 축구인들, 아산무궁화 사태 해결 촉구

입력 2018-11-02 13:3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동아닷컴]

경찰청의 선수 수급 중단 통보로 위기에 빠진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이하 ‘아산무궁화’)을 살리기 위해 축구인들이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와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를 비롯한 임직원들, 축구 원로들로 구성된 OB축구회 회원, 김병지, 송종국, 현영민 등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아산무궁화 코칭스태프와 유소년 선수들, 현직 유소년 지도자 등 300여명의 축구인들은 2일 청와대 인근 효자로에서 ‘아산무궁화축구단 존속을 위한 축구인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결의대회에서 축구인들은 한 목소리로 ‘경찰청이 아산무궁화 축구단의 선수 수급을 2년간 지속하여 아산무궁화에 소속된 14명의 선수들과 산하 유소년 선수들의 불안을 최소화 해 달라’고 요구했다.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아산무궁화의 박동혁 감독이 축구인들을 대표하여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박동혁 감독은 ‘경찰청의 이번 결정은 2017년 아산무궁화 창단 당시 경찰대학, 아산시, 프로축구연맹 3자가 체결한 협약에 따른 상호 협의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결정으로 인해 아산무궁화가 해체되면 산하 유소년 클럽들의 연쇄 해체 사태가 우려된다. 축구 꿈나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 결정을 재고 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늘 결의대회의 연사로 나선 전 국가대표 선수 김병지 해설위원은 ‘경찰청이 선수 선발을 중단해서 14명의 선수들만 남게 되면 아산무궁화는 K리그는 물론 어느 리그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되고, 결국 해체될 수밖에 없다. 2년간만 유예기간을 부여해서 시민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경찰과 한국 축구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산무궁화 산하 U18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국민석 선수는 ‘아산무궁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해체되면 유소년 선수들은 갈 곳이 없어진다. 문제가 잘 해결돼서 축구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고 발언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마지막 순서로 축구인들이 준비해 온 ‘대통령께 드리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며 결의대회는 마무리됐다.

의경으로 입대한 프로축구 선수들로 구성된 아산무궁화는 지난 10월 27일(토) K리그2 34라운드에서 서울이랜드에 승리를 거두며 2018시즌 K리그2 우승을 확정했다. 그러나 앞선 9월경 경찰청은 아산무궁화와 프로축구연맹에 ‘앞으로 아산무궁화의 선수를 충원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인 통보를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아산무궁화는 K리그2에서 우승을 거두고도 향후 존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