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몰빵’ 득세 속 돋보이는 KT 랜드리-로건의 이타심

입력 2018-1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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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T 랜드리(왼쪽)-로건. 사진제공|KBL

“패스 좀 빼주란 말이야”

국내 프로농구 각 구단 감독들이 외국인선수들에게 매 경기마다 빠뜨리지 않는 말 중 하나다. 외국인선수들은 팀의 주요 득점원이기 때문에 상대에게 집중 견제를 당한다. 라건아(현대모비스), 제임스 메이스(LG) 등 존재감 강한 선수들은 극단적인 협력수비에 시달리기도 한다. 수비가 자신에게 몰린 틈을 타 동료들에게 패스를 내주면 찬스가 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수비 틈 사이로 동료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넓은 시야, 정확한 패스 능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게다가 자신의 득점보다는 동료들의 득점을 돕는 이타적인 마인드가 동반되어야 한다.

부산 KT의 마커스 랜드리(33)와 데이빗 로건(36)은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대표적인 사례다. 기본적으로 득점력이 좋은 편이지만, 동료들의 공격 찬스도 잘 봐준다. 랜드리는 경기당 23.4점을 기록하면서도 장신 외국인선수 가운데에서는 가장 많은 3.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로건 역시 평균 14.8점에 3.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30대 베테랑인 둘은 운동능력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로 국내선수들의 좋은 득점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랜드리의 경우 각 구단 스카우트들로부터 ‘어지간한 가드보다 패스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인들의 이타적인 플레이로 KT는 양홍석(평균10.4점), 김영환(평균8.4점), 김민욱(평균 6.5점), 김현민(평균6.9점), 박지훈(평균6.3점), 조상열(평균5.2점) 등 국내선수들의 득점이 폭넓게 나오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당초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 받았던 KT는 시즌 초반 6승4패로 선전하고 있다.

‘용병 몰아주기’가 득세하고 있는 올 시즌, KT는 외인-국내선수간의 조화가 팀 전력을 기대 이상으로 배가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란 듯이 입증하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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